토요일 주말 아침!
남편은 어제 공장에서 자겠다고 안 들어왔고 혼자 영화 두 편을 보고 겨우 잠이 들었다. 요즘은 남편이 출장 가고 없는 날이면 일찍 잠을 청하지 못하고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다가 잠이 든다. 밤늦게까지 잠이 잘 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 혼자 있다 보면 뭔가 허전함에 자꾸 TV를 켜 놓게 된다.
그제 저녁 남편과 사소한 일로 다퉜다. 지나고 보면 크게 다툴 일도 아닌데 그 순간에는 왜 감정이 자꾸 격해지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내가 술을 먹어서 그런다고, 술을 안 마실 때와 술을 마실 때가 다르다고 하는데 지금도 이 말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다. 술이라고 맥주 캔 1개 마시고 술기운도 없는 상태에서 하는 말이 술을 먹고 하는 말로 와전이 되는 것 보면 애초에 남편과 술자리에서는 이런저런 논쟁을 피하는 게 상책인지도 모른다.
특히 남편이 민감해하는 시댁 얘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작은 늘 가볍게 시작했다가 안 좋은 결말로 이어진다. 무언가를 원하거나 예상하고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떤 것이 궁금했을 뿐이고, 내가 모르는 내용을 더 알고 싶어서 시작한 대화가 끝날 때는 남편도 나도 서로 목소리가 높아져 있다.
남편은 내가 하는 말이 마치 자신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발언처럼 느껴져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나의 어떤 표현과 말투가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것이다. 어쩌면 시댁이라는 울타리, 형제들의 관계를 내가 어떤 말로든 표현하는 것이 남편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시댁 얘기는 좋은 얘기보다 안 좋은 얘기로 이어질 때가 많다. 그러니 남편 입장에서는 좋은 대화로 들릴 리가 없는 것도 당연한지도 모른다. 나 역시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남편이 친정이나 내 형제들에 대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하면 아무리 팩트에 가까운 말이라고 해도 기분이 나빠질 것은 자명하다. 그러니 남편과의 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는 대화를 길게 이어가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세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대화를 하면서 왜 화가 나는 걸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대화를 통해 화가 촉발 된다. 어떤 사람은 살아가면서 삶을 늘 평온하게 유지하며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작은 일에도 흥분하고 감정을 내비치며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상황일 때도 사람에 따라 대처하는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결국 화의 원인은 남이 아닌 자신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이 맞다.
보통 화가 나는 이유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느끼기보다는 타인의 잘못이나 어떤 것에 불만이 있을 때, 혹은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 느낄 때 화가 난다. 내 생각이 옳고 상대방의 생각이 틀렸다고 느낄 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그 사람을 향해 감정을 드러내게 된다. 말을 듣는 상대의 기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반응하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상대가 어떤 말을 하든 어떤 질타를 하던 자신의 마음에 거리낌이 없으면 크게 화날 일도 그것에 감정 상할 일도 없다. 그리고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나 손해가 없는 일이라면 금방 감정이 올라왔다가도 금방 잊어버리거나 감정이 식는 반면, 자신에게 조금의 피해나 불합리하다 느껴지면 그 감정 또한 쉽게 잊히지 않고 오래가며 두고두고 그 감정을 곱씹으며 화를 삭이지 못할 때가 있다.
결국 문제는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 상대의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것일 뿐 자신에게 어떤 트리거를 발생할 충분한 지점이 없다면 흥분할 일도 화를 낼 일도 없다.
자주 화가 난다면, 그리고 무언가에 화를 냈다면, 어떤 일에 나는 화가 나는지, 어떤 말이 나의 감정을 건드렸는지, 왜 그런 기분과 감정을 느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나고 보면 화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할 때가 많다. 화는 순간 치밀어 올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대에게 전달되곤 한다. 지나고 보면 그때 왜 화가 났는지도 금방 잊혀 화가 났던 원인과 문제 역시 아무 일도 아닐 때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화는 사라지고 화낸 감정만 남는다. 그리고 그 사소한 어떤 말 한마디가 화날 일이었나 싶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순간을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는 우를 범한다.
화가 많다는 것은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말일 것이다. 상대의 생각이 자기가 주장하는 것과 다르거나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관철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주장이 강할수록 상대방에게 강한 반감을 주는 것은 관계에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주장보다는 듣고 경청하는 사람에게 반감을 가지는 일은 드물다. 자신은 그런 의미로 얘기한 게 아니라고 해도 반대 주장은 상대가 받아들이는 말의 온도가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주장이 없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상대가 생각하는 주장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달라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기는 것이 지혜로울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 그게 잘 안된다.
정당한 주장이라고 해서 상대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도 분명 옳지 않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당한 주장도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는 어떤 기준도 없다. 그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일수록 남의 말에 흔들리거나 쉽게 관점을 바꾸지 않는다. 자기만의 주관을 갖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주관을 갖되 주장은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주관과 주장은 분명 다르다.
주관은 자기만의 견해나 관점이고 주장은 자기의 의견이나 주의를 굳게 내세움이다. 상황에 따라 정당한 주장도 꼭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로 감정에 의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일은 상대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것도 자신의 주장이 강할 때 촉발된다. 그리고 자신이 화가 날 때도 마찬가지다.
명상을 하고 감정을 다스려 화가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때때로 화는 감정을 뚫고 올라온다. 어쩌면 화가 없기를 바라는 것보다 화가 나는 원인이 뭔지를 알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서 늘 부족한 자신을 보게 된다. 숨을 크게 내쉬며 나를 반성해 본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