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ft. 러닝 하며 느낀 풍경과 생각)

by 말상믿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자연은 곳곳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독서토론 모임을 마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날은 흐리고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지만, 고민 없이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여우길을 나섰다.


집 근처 여우길은 그사이 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겨울 동절기 공사 중단이 언제 재계되었는지 길은 황톳길로 말끔히 정리되어 깔려있고 야자수(?) 매트도 보행로에 새로 깔려 있다. 아직 다 못한 공사를 하고 있는지 주말이지만 여전히 공사를 하시는 분들도 눈에 보인다.


주말이라 그런지 평일보다 사람들도 많고 혼자 온 사람보다 일행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함께 산책을 즐기는 중년부부들이 주를 이룬다. 아이들을 데리고 쉬엄쉬엄 둘레길을 걷는 가족도 보이고 삼삼오오 지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혼자 황톳길에 심취해 몇 번을 걸었을 것 같은 분도 보인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주말 여우길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풍경이다.


맑고 화창한 봄날도 아니고 아직 봄이 오는 걸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은 날씨지만 그럼에도 봄은 소리 없이, 어김없이 오고 있다.


여우길을 산책하는 젊은 커플의 의상에도 봄은 찾아오고 뛰면서 유심히 보지 않아도 눈에 들어오는 새로 돋은 쑥이며 나무 새싹이며 아직은 발이 시릴 것 같은 황톳길에 맨발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 시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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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길 러닝에 이어 개천 길을 따라 러닝을 하다 보면 버들강아지는 언제 피었는지 벌써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개천 길은 여우길보다 봄이 오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요즘 개천에는 자주 보이는 풍경이 있다.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를 캐는 분들이다. 아직 본격적인 봄이 오지도 않았는데 저분들은 무얼 캐고 있는 걸까? 서둘러 봄을 맞이하고 있는 저분들을 보며 잠깐 궁금증이 생긴다.


개천 길에는 '봄까치꽃'이 군락을 이루며 보라색 꽃을 틔웠다. 생긴 것만큼 이름도 예쁘다. 작년에 블로그 이웃이 알려준 이름이다. 봄이 오는 길목 자연에서 보는 첫 꽃이다. 작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야리야리한 꽃이 아직 추위가 다 가시기도 전에 봄을 전해주러 얼굴을 내민 모습이 여간 반갑기만 하다.


노란 산수유 꽃도 꽃망울을 만들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내가 봄을 채 느끼기도 전에 산수유 꽃은 피어 있을 것이다. 러닝을 하면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자연을 관찰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은 늘 한 발 앞서간다.


오늘도 러닝 10km를 뛰었다. 러닝 복장도 한결 가벼워졌다. 복장이 가벼워지면 몸도 가벼워져 뛰기가 훨씬 수월하다. 두 번의 풀코스 마라톤을 뛰고 난 뒤 신기하게도 10km 러닝은 가볍게 뛸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어떤 것이든 자신의 역량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한번 길러진 역량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처음 시작은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꾸준한 반복과 훈련이 조금씩 쌓이면서 자신의 역량이 되고 그 역량이 재능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힘들고 어려운 것도 꾸준한 반복만이 길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장거리 러닝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가볍게 뛰다 보면 마음도 훨씬 유연해짐을 느낀다. 그동안의 답답함이 뛰면서 해결되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몰두할 때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바뀐다.


봄은 소리 없이 온다. 긴 겨울 추위와 눈보라를 견디며 묵묵히 자신의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어김없이 때가 되면 자신의 몫을 선보인다.


가끔은 서둘러 핀 꽃이 꽃샘추위로 인해 동해를 입기도 하지만, 그래도 봄은 꺾이지 않는 생명력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꽃은 만발한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자연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는 노력에 기분 좋은 날이다. 봄은 어느 날 예고 없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긴 겨울을 지나 이제 몸도 마음도 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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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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