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불편함은 글자가 흐릿하게 보여서 영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노안이 온 것이다. 슬프기 그지없다. 두 번째 불편함은 머릿속에 가득한 잡생각들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아 역시 책의 내용과 흐름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의 20대를 돌아보면 독서에 가장 큰 장애는 피곤과 시간(여유)의 부족이었던 것 같다. 늘 빠듯했던 생도생활과 초급장교 시절은 그저 피곤함의 연속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영 생기가 없지는 않았다. 팔팔한 청춘이었고, 무엇이든 해내리라는 열정이 펄펄 들끓었으니 그까짓 피곤이 뭐 그리 대수였겠는가. 또 다른 어려움은 지루함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세상을 탐험하며 인생의 새 지평을 만들어야 한다는 무의식 속의 사명에 따라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추구하겠다는 왕성한 호기심과 도전의식은 내 온전한 정신을 책 속에 가두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또 무수한 잡생각이 나의 의식을 덮치고, 나의 의식의 흐름이 어디쯤 와 있는지 점점 희미해진다. 맞다.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운 그럴듯한 이유를 정리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공통된 문제점이 있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게으름이다. 앞에서 주저리주저리 읊어댄 이유들은 그저 변명일 뿐이다. 그냥 닥치고 계속 책을 읽으면 되는 것이다.
Just do it! Just rea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