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곡

아버지

by 허화

문득문득 피어오르는

그리움을 누르며 흐려진 이십 년


가물거리는 기억이

텅 빈 마음에 김처럼 올라

어느 겨울밤 시린 가슴을 헤집는다.


그늘도 없이 비바람 맞으며

어느 하루엔 날개깃 펼쳐 봤을까?


쪼그라든 몸으로 생을 잇고

구겨진 마음으로 삶을 견디고


어느 따뜻한 겨울 오후

더 이상 잡을 무엇이 없다.


모진 생을 고단히도

어 냈으니


어느 곳에도 뭉쳐 구르지 않고

아무 시름도 더는 담지 말고서


마음껏 걷고 싶다던 소망을 이루어

여기저기 가벼이 흩 날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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