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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맑음

by 허화

깊이깊이깊이

어디까지 깊어져야

품 안에 다 담을 수 있을까?

맑게 맑게 맑게

어디까지 맑아져야

깊은 속을 내 보일 수 있을까?

덜컥 덜컥 덜컥

얼마나 내려앉아야

바닥에 발 디딜 수 있을까?

흔들흔들 흔들

얼마나 흔들려야

실낱 같은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서거 서걱서걱

얼마나 더 잘려 나가야

스스로를 좀먹는 통증이 무뎌질까?

실컷 한바탕

울어 넘치면

맑아지려나

바닥까지 내려가 잘려 나가면

흘려보내는 것 조차

고통을 넘어선

순수를 만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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