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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Feb 10. 2022

겨울05-발가락 만남

발가락 만남

발가락 만남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올 즈음 새 차가 도착했다. 사실 차를 주문해 놓고 나서 차가 도착하면 한참 유행하는 차박을 해보겠다며 꼬리 텐트도 주문하고 캠핑 의자랑 도구도 이것저것 사들이고 있었다. 물건들이 차보다 먼저 도착했기에 차랑 크기가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조금 불안해하던 중에 차가 도착! 테스트해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고, 새 학기 준비를 해야 하니 멀리 갈 체력적, 시간적 여유는 없고 해서 동네 공원으로 차크닉을 떠났다. 사람 없는 한쪽 구석에 차를 세우고, 준비해둔 꼬리 텐트를 치고 뒷좌석을 정리해서 평평하게 만든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꺼내 놓고 잠시 앉아서 차도 한 잔 마시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내본다. 무엇보다 차 뒷자리에 드러누워 텐트 밖을 바라보는 기분이 꽤나 좋다! 처음 텐트 치고 차에 누운 날이니 사진 한 장 찍어야겠다 싶어 엄마에게 똑같은 자세를 요구했다.
 
     

“엄마 다리를 이렇게 들어봐요.”

“이렇게?”

“아니, 반대 발. 발가락끼리 만나자. 찍을게요~”     


  찰칵! 그렇게 5분이면 갈 동네 공원 주차장에서 첫 차크닉을 마무리했다. 과연 학기를 시작하면 어디를, 얼마나 갈 수 있으려나. 일단 체력이 안될텐데...ㅎㅎㅎ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싶지만 정 안되면 이렇게 가까운 공원에만 나와도 기분은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엄마랑 함께하다 보니 불편하게 잠을 자는 차박보다는, 운전하다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이렇게 허리 펴고 누울 시간을 갖는 차크닉을 주로 하겠지. 뭐가 됐든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좋다. 이 차와 어떤 추억거리를 만들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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