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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Feb 08. 2022

첫번째 봄02-흔치 않은 생일 선물

흔치 않은 생일 선물

흔치 않은 생일 선물     

  엄마의 생신이 다가온다. 어디 좋은데 여행도 하고, 식사도 하고 싶은데 망할 코로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진다. 학교는 아직도 개학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떠나온 지난 학교 담임 반 학생들의 연락을 받기도 한다. 아직 개학, 입학을 안 했으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직 내가 담임인 거다. 학교에 출근하면 늘 콜센터를 방불케 한다. 고1 담임을 맡았는데 입학을 앞두고 입학은 매주 연기되고, 학교 일정이 시시각각 달라지니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혼란스러워 해서 틈만 나면 전화 통화를 하게 된다. 나도 새로 옮긴 학교인데 자꾸 내게 이 학교는 뭐가 어떠냐고 묻고, 현직의 교사들이 학교 일정은 늘 뉴스 발표 난 뒤에야 듣고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 가끔 학부모들이 00 한다는데 선생님이 왜 그것도 모르냐며 따지듯 문의를 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런 정신없는 와중에 엄마 생신이 다가온다. ‘엄마랑 뭘 하지?’ 좀 특별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 엄마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맘에 드는 사진을 하나 고르고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선물했다. 물론 포장해온 식사와 현금도…

  지나고 생각해보니 엄마 생신이 코로나 생기고 너무 금방이었다!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그저 ‘어떡하지?’라는 물음표만 머릿속에 가득했던 것 같다. 아니 원격으로 이모들과 영상통화라도 할걸?! 학교 수업에선 잘만 하면서 집에서는 머리가 안 돌아간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집안에서 어른들 생신 잔치하는 플래카드도 생기고 다양한 용돈 박스도 등장하고 하던데. 원래 있었는데 내가 무심했던 걸까? 암튼 코로나 때문에 조용히 소소하게 지난 엄마의 생신. 살짝 죄송스러운 맘이 들었다. 

  그래도 엄마, 내가 사랑하는 거 알죠?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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