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새로운 '신화'와 '역사'

우리를 지켜보는 별

by 와플왕국

성좌(星座)


하늘에 떠 있는 여러 모양의 별. 흔히 우리가 '별자리'라고 부르는 존재들이었다.


모두 어떤 별자리를 좋아하는가?


각자 자신의 생일에 따라 정해진 별자리? 아니면 멋지거나 아름다운 모양의 별자리?


현재 별자리는 총 88개가 있다고 한다. 다들 잘 알고 있는 별자리도 있을 테고, 종류가 많으니 처음 들어본 별자리들도 존재할 거다.


별자리의 이름은 동물이나 사물, 그리고 신화에 나오는 여러 존재들이 유래가 되었다. 특히 천체학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연구해오고 이름을 정해온 만큼 큰 의미를 가진 것이기도 하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하늘. 인류가 닿기 힘든 영역에 존재하며 저 멀리서 항상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존재.


그런 면에서 보면 별은 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측면이 강화되어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웹소설의 인기 장르 중 하나인 '성좌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후원자들의 등장


성좌물이란 세계 곳곳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 알려진 초월적인 존재인 '성좌'가 실존하거나, 혹은 무언가 특수적인 현상으로 인해 세상에 존재가 알려지게 되며, 성좌 자신의 마음에 든 인간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전해주거나 계약을 제안하며 함께하는 장르이다.


튜토하드 표지.png
전독시 표지.png
웹소설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와 <전지적 독자 시점>

성좌물이라는 장르가 다양해질 수 있었던 건, 탑등반물에 이어서 웹소설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작품에서 등장한 초월자와 플레이어 간의 관계, 시련에 도전하는 자를 지켜보는 초월자들의 모습과 반응, 그리고 지원받은 자원과 힘을 사용하는 것이 지금의 '성좌물'의 특성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후 <두 번 사는 랭커>와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본격적인 성좌물하면 떠올릴 수 있는 신화 속 인물과의 계약과 지원, 그리고 그들의 주인공을 향한 끝없는 집착이라는 틀이 잡혔다.


특히 <전지적 독자 시점>의 대흥행이 초월적인 존재를 '성좌'라는 용어로 통용시키면서, 현재에 성좌물이라는 장르의 명칭을 안착시키며 성좌물의 특징인 인터넷 방송 요소가 더 세세하게 사용되었다.


20250616_012934.jpg 웹툰 <전자적 독자 시점>

성좌의 특징 중 하나로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기고, 상징적 요소가 들어간 이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라는 생각으로 여러 추측이 오가며, 성좌의 정체를 맞춰가는 재미 또한 성좌물의 묘미 중 하나였다. 그 예시로 <긴고아의 죄수>는 서유기의 손오공으로 충분히 관련된 작품을 보거나 정보를 얼핏 들은 적이 있다면 흥분될 소재였다.


물론 작품에 따라서 그냥 대놓고 성좌의 이름이 밝혀져 활동하는 경우도 존재했고, 생각 이상으로 작품마다 성좌에 대한 설정과 묘사를 다양하게 하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성좌들은 유능한 헌터나 플레이어 같은 인물에게 관심을 내보이며, 자신의 재미를 만족시키거나 자신의 예상을 웃도는 일을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여러 자원의 지원을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든다면 계약을 맺어 사도 혹은 대리자의 위치로 삼고 싶어 했다.


그래서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이 어떤 성좌를 고르며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었다.


성좌가 작품의 주인공이나 여러 인물을 지원해 주고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들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부터 시작한다. 개인적인 재능이 강하다거나 변수를 창출하는 능력이 남다르다거나, 혹은 주인공만의 특별함을 알고 어떻게든 자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진심으로 성좌 본인이 응원하는 존재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도 있지만, 주인공을 향한 음흉한 속셈도 존재했다. 일종의 독점력이라고 해야 할지, 오직 자신하고 특정한 계약을 맺고, 주인공을 꼭두각시 인형처럼 이용해하고 싶은 이유도 컸다.


무엇보다 성좌 입장에서는 자신과 계약한 존재가 잘 나아가고 명성을 떨칠수록 자연스럽게 자신의 명성도 올라가기에, 다른 성좌들에게 과시하며 힘도 키울 수 있는 만큼 이점도 명확했으니 말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_35화_250619223923.png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와 같이 몇몇 주신들이 특정한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어주거나 지원해 주는 이야기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잡으러 갈 때, 여신 아테나가 자신의 방패를 빌려준 것처럼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을 아끼고 돕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다.


신화에서도 신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인간이나 영웅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선물했다면, 성좌물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아끼는 존재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앞으로 필요한 아이템과 스킬의 지원을, 그리고 보호마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적용되었다.


신기한 건 성좌들이 주인공을 응원하고 걱정해 주는 모습이 마치 그들이 인터넷 방송을 보는 시청자처럼 표현이 된다는 점이었다. 아낌없이 스킬과 아이템을 지원해 주며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것은 마치 인터넷 방송에서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향해 일정 금액과 덕담을 전하는 후원자의 모습과도 유사했다.


kakaopage_20250618133126.jpg
kakaopage_20250618133200.jpg
웹툰 <두 번 사는 랭커>

특히 성좌들의 반응과 메시지를 통해 현재 인터넷 방송의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방송 중에 시청자들이 직접 채팅을 치는 것처럼, 주인공의 활동 중에 성좌들의 무수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그중에는 스트리머인 주인공을 향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두 반응이 동시에 존재하며, 아예 직접적으로 자신이 어떤 걸 선물했다고 알리거나, 다른 성좌들에게 경고를 날리는 묘사도 나타난다.


성좌들끼리 서로 말다툼을 벌이거나, 혹은 무시하고 방관하는 모습같이 그냥 글로 표현될 뿐임에도 성좌들도 하나의 살아있는 캐릭터로서 생생함을 보이며, 성좌 본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그들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보여주며 매력을 선보인다.


전지적 독자 시점_16화_250619162424.png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그리고 성좌들 본인부터가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자신들의 마음에 따라 주인공에게 특정한 보상이 걸린 미션을 제시하거나 요구하는 등 더욱 인터넷 방송이 가진 도네이션 서비스와 유사했다.


20250616_012422.jpg
20250616_012639.jpg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이런 관심도와 주목도로 인해 주인공과 성좌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성좌의 위치 때문에 직접적인 개입이 힘들어 계속 지켜봐 왔던 입장에서는 주인공의 활약하는 모습과 어려운 시련과 고난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팬이 되기에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또한 어떤 성좌가 자신을 잘 대해주는지 알고 있고 도움을 받으면 조금씩 호감을 얻기도 하며, 단순히 우호적인 관계에서 발전하여 팬과 팬의 형태가 되거나, 그것을 넘어 성좌의 최애라는 위치에 놓인 경우도 존재한다.


반대로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들어 사사건건 방해하거나 비방하며, 차후 쓰러트려야 할 벽의 역할을 하거나 원수 위치에 놓이는 최악의 관계를 형성하는 성좌도 존재한다.


이처럼 신화나 전설에서 대단한 존재들이 서로 주인공을 두고 사투를 벌이거나 의견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 성좌물이라는 장르의 큰 매력이었다.



현대에 새롭게 탄생한 신화와 역사?


성좌물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신화와 전설을 현대의 배경과 분위기에 어울리게 녹여냈고, 때로는 과감하게 현대적 요소와 조합하여 새로움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성좌물이라고 신화의 인물들만이 무조건 등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종의 민담이나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들이 나올 수도 있으며, 작품 내에서 손수 창작한 성좌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성좌들은 기존에 있던 걸 활용하는 것에 비하면, 손이 너무 들기에 구상하며 만들어가는 것에 제약이 존재하였고, 역사 속 존재의 경우에는 잘못 다룬다면 논란이 일컫기도 쉬웠다. 그런 만큼 전반적으로는 신화랑 전설을 소재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쉬웠다.


kakaopage_20250612214100.jpg 웹툰 <두 번 사는 랭커>

특히 그 신이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 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매우 강력한 성좌가 지원해 준다면 개연성의 확보가 쉬웠다. 초월자의 관심과 지원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양의 재료와 자본, 뛰어난 스킬을 쉽게 얻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세계 공통으로 모를 수가 없는 존재라면 더욱 납득이 어렵지 않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이집트 신화, 인도 신화, 일본 신화, 기독교에서 언급되는 여러 천사와 악마 등 인류의 역사와 그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고,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무수한 창작과 영감이 되어주는 요소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전부 한 작품에 나와서 서로 싸우고, 주인공에게 힘을 빌려주고 같이 싸우는 동료로 나온다면 얼마나 그 세계가 방대하며 더 많은 상상력을 솟구치게 만들겠는가.


어떻게 보면 성좌물은 신화를 현대에 알맞게 재구축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라고도 볼 수도 있었다.


처음 주인공은 의문투성이인 성좌들의 의도 혹은 절대적 섭리로 자신의 의사가 짓밟힌 채로 시키는 것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위대한 존재들과 대등해지고 인정을 받게 되며, 주변 인물들도 누구보다 주인공을 의지하며 믿음을 보이며 단순한 위치를 벗어나, 결국에는 스스로가 성좌에 도달하여 자신을 증명해 냄으로써, 작중 최고의 존재로 등극하는 서사야말로 새로운 신화의 탄생에 걸맞았다.


단순히 신화는 과거에서부터 전해져 온 산물이 아니며, 여러 사람들의 지속적인 창작과 토론 하에 새롭게 탄생하고 변형되어 왔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제대로 폭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작품이 늘어나고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 두 사람이 세 사람으로, 점차 수십 또는 수백으로 늘려 나며, 대부분의 사람 입에서도 오르락거릴 정도의 미래로 이어진다면, 그것이 차후의 역사이자 신화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keyword
이전 05화소원의 실현을 위한 고난이 모인 '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