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게임
많은 사람들이 여가생활과 취미로 즐기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대답하는 것은 운동, 독서,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빠지지 않고 나올 수밖에 없다.
단순히 게임에 대해 생각한다면 무엇부터 먼저 생각이 나는가?
PC로 즐길 수 있는 여러 고사양의 게임이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와 같은 특정 기기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 아니면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함께하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게임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만큼 게임의 종류는 다양하고, 오래전부터 수없이 존재해 오며 발전되어 온 것이 게임이었다.
간단하게 땅바닥에 돌 하나를 놓아둔 채, 또 다른 돌을 집어 던져서 맞추는 비석치기나, 손으로 간단하게 승패를 가리는 가위바위보와 같이 단순히 기계의 힘으로 즐기는 것 말고도 게임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게임은 인류의 오랜 전통과 역사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왔다. 지금은 PC와 모바일로 손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게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상상으로만 했던 기획을 실제로 구현해 내는 것까지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동시에 기술의 보급으로 어느 누구나 게임 개발에 도전하여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런 만큼 다양한 장르와 특이하고 생각지도 못한 소재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게임이 많이 존재하며, 지금도 매달 계속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다양한 게임을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누군가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플레이할수록 재미를 느껴 더욱 빠져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 하게 되는 강력한 이유로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현실과는 다르게 너무나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게 게임이다.
게임에서는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라는 아바타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며, 그에 맞춰서 행동하다 보면 그 환경에 적응해 간다. 이어서 퀘스트라는 명확한 목표가 부여되면서, 앞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캐릭터의 육성과 장비에 대한 강화가 필수가 된다.
기본적으로 육성은 꾸준한 시간이 드는 행위이며, 노력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고 편의를 누리기 위해 금전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약간의 경제적 손실과는 별개로 강해진 캐릭터의 모습을 보면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종적으로 모든 준비를 끝마친 캐릭터가 목표에 도달하여 해결하면, 지금까지의 노력과 결과에 걸맞은 보상을 얻는다. 게임은 현실과는 다르게 시간을 들이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이 잘 드러나며, 그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높은 성취감을 부여하고 계속 즐기게 만든다.
비록 첫 시작이 어렵고 능숙지 못할 수는 있지만, 적응한 다음부터 만족도를 느끼기까지 사람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이자 취미 활동을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손쉬운 이유로 인해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실이 게임과 같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바람을 소재로 여러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현실과는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마치 또 다른 세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리얼리티를 선사하는 '가상현실' 게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장르를 '게임 판타지'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작품의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게임의 몇몇 요소만을 빼내어서 현실이나 다른 장르에 적용하여 진행되는 작품들도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소재가 바로 '상태창'이다.
기본적인 기능 자체는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기량을 숫자나 알파벳으로 표현하며, 보유하고 있는 특수한 능력이나 기술 같은 다양한 재능들을 확인시켜주는 시스템을 상태창이라고 한다.
수치로 세세하게 표현이 되기에 만약 처음엔 5로 시작했지만, 훗날 95로 성장해 있다면, 기존의 수치와 비교해서도 눈에 띄게 나타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물의 성장을 쉽게 인식하게 도울 수 있는 것 또한 큰 특징으로 작용한다.
이런 편의성을 이유로 웹소설에서도 인물의 능력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태창은 '특별함'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가상현실 게임이 베이스인 작품에서는 단독 소유물이 아닌,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 할 수 있는 공통적인 시스템이자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 속이 아닌 현실에서 생기는 것에서 시작되면서 특이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상태창이라 불리는 특수한 현상이 나에게만 나타나고 비치는 것이며, 그것을 활용해 자신이 강해지거나,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는 장치로 활용된다. 즉, 오직 나만이 가진 특별한 힘이자 특권이라고 칭할 수 있다.
단순히 현실에서 말도 안 되는 능력을 활용하여 성공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특수한 힘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에게만 존재할 수 있는 독특하고 유일한 능력인, 정상적인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이라는 걸 가장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 상태창이다.
모두가 엄청난 고난 끝에 강해질 때, 자신은 더욱 한 단계 낮은 난이도에서 강해질 수 있으며, 타인과의 격차를 단번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그야말로 치트를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소재가 유행하면서 이를 활용하는 작품이 늘어남에 따라서 몇몇 능력치에 대한 명칭을 다르게 표현하거나, 이 작품만의 특징으로 내놓을 수 있는 특수한 설정, 기능, 능력을 넣거나, 아니면 현실에서도 상태창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주인공과의 격차를 느끼게 만들거나 성장 요소를 내비치는 형태로 작품마다 독특함을 선보인다.
상태창은 단순히 능력이 생기며 표현해 주는 것 말고도, 목표에 대해 알려주거나 업적과 보상을 전달하는 메시지로도 사용된다.
앞으로 있을 주인공의 목표와 나아갈 방향성을 정하는 데 영향을 끼치며, 진행 중 계속 잊지 않고 상기 시켜주면서 언젠가 저걸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충족시켜 준다. 그리고 소설 작중에서는 대부분이 불가능할 거라고 여겼던 업적이나, 지금까지 아무도 해결 못 했던 위험한 임무나 던전을 자신이 해결하며, 그것을 처음으로 자신이 달성했다는 쾌감과 만족감을 선사해 주기까지 한다.
결과적으로 상태창이라는 소재와 게임의 요소를 활용한 작품이 인기가 많고, 다양하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자신의 상태와 삶에 대한 불만족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보다 더 잘하고 싶은 능려과 더욱 잘 살고 싶은 인생에 대한 고민을 품은 사람에게 있어서, 게임이라는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르고 쉬운 편의성을 지닌 환경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러 작품 속에서도 가장 이입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성장과 성공 서사를 본다면 더더욱 기대감을 품게 된다. 시작은 극히 평범한 인간에 가까웠지만, 나중에는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고, 중요한 위치까지 오르기까지, 혹여나 자신도 나중에는 저렇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말이다.
그런 기대감이 현실에서도 게임 속 세상과 설정을 동경하게 만들며, 상태창물이 많이 나오게 된 이유일지도 모른다.
만약 정말로 상태창이 자신에게 생긴다면, 나는 무엇을 투자하고 성장시키며, 어떤 미래를 이루고 싶은가?
내 모든 것을 상세하게 파악 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알려주는 상태창.
어쩌면 그것은 나라는 존재를 대변해 주는 수단이자, 정의는 마음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속적인 성장과 투자가 가능하며,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이든 될 가능성을 품은 나라는 존재를 알리는 것이 상태창이 아닌 거라고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