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슬붕이 Nov 06. 2024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어디 숨었노? 꿈아!

참,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꿈은 꾼 듯한데 아침이면 거짓말처럼 머릿속에 한 장면도 안 남아있다. 꿈 잡으러 창문 옆에 소쿠리라도 걸어볼까나!


이맘때쯤이면 그리운 엄니 꿈도 꾸고

속 썩이는 얼라들 어둔 학교에서 만나더니


달음질치다 멀리 던져

하늘 너머 별까지 날아올라 멀어졌나


한밤중 고요 속 작게 울리는 풀벌레소리만치

머릿속 헤엄치며 장난치더니

날아다니는 풀벌레에, 톡톡 튀는 메뚜기처럼

풀내음 실어주며 햇살 가득 담더니만


머릿속 스치고 지나가던 조각들

빛 한 자락, 어둠 한 덩이

어데어데 숨었노?


깊은 잠에 아침마다 못 뜨는

눈꺼풀 두 짝 끌어당기다

기억창고 가기 전에 참방참방 떨궜나?


이고 지고 가다

머리 위 마음 대야 가득 꿈물

배우지 못해 서툰 몸짓에

거친 들판 길에  또르르 굴러 떨어졌나?


오늘밤

뒤척뒤척 남의 마음속 뒤지다

내 마음 문도 못 열어보고

뽀록뽀록 자판소리에 흥겨워

손가락만 춤을 추며 글 쫓네.


꿈아, 숨바꼭질 그만하고 나랑 놀자.

이번에는 내가 술래 할게.

이전 11화 꿈속 학교는 언제쯤 졸업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