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후에 운동을 합니다.](12)
특별 강화 기간(feat. 방학)(2)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그제는 친구와 길을 걷다가 더위를 버티지 못하고 생을 다한 새 한 마리를 보았다.
길가에 스러진 그 아이가 못내 안타까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배를 까뒤집고 누운 그 모습이 마치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굴복한 듯 안쓰럽고 치열하다.
어젯밤 같은 날씨는 너무 더워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새벽을 지나 해가 뜰 때까지도 몸을 익히는 듯한 열기가 계속 잠을 밀어냈다.
연거푸 시원한 물을 들이켜고, 찬물로 세수를 했지만 열감은 사그라들 줄 몰랐다.
그러다 문득 새가 떠올랐다.
더위를 잠재울 수 있는 수백 가지 방법을 알고 있는 인간임에도 버티지 못하고 더위에 굴복하려 하는데,
그 작고 깃털로 뒤덮인 미물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더위와 함께 찾아온 상념에 결국 잠은 자취를 감추고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
이렇게 되면 결국 자리를 박차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밤을 새우고 운동을 가면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육체가 받아들이는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정신은 혼미해진다.
굳은살 가득한 손에 감기는 우둘투둘한 쇳덩어리의 재질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평소 맡을 수 없었던 땀냄새와 비릿한 쇠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하다.
강렬한 EDM은 저 멀리 날아가고 수축하고 이완하는 근육의 비명만이 귓가에 맴돈다.
그렇게 무아지경으로 운동을 끝내면 극도의 탈력감과 무기력함이 찾아온다.
코피가 날 것처럼 코 안 깊숙한 곳이 시큰하고 약간이 바람에도 눈이 깨질 듯 시리다.
손은 고장 난 모터처럼 제멋대로 덜덜 떨린다.
애써 마지막 정신을 부여잡고 씻은 후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눕는다.
그러면 비로소 잠에 들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정신이 혼미해서 홧김에 신발 하나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