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9일 엄마 간병 기록
엄마 가시려는 길목에 눈꽃이 핍니다.
매화, 벚꽃, 철쭉 철 따라 꽃맞이 가시던 우리 엄마
천상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그 걸음 위에 눈꽃이 핍니다.
저 눈 쌓이고 쌓여서 엄마 가시는 그 길이 지체 되기를
한 번만 더 함께 눈 맞출 시간이 허락되기를
한 번만 더 "엄마!"라고 부를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응, 그려. 우리 막내 왔냐" 그 소리 들을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사요나라" 인사할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 등목대신 알로에라도 더 발라 드릴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길고 높게 솟은 가운데 발톱 깎으며 실랑이할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 좋아하시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를 쪄드릴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에게 누룽지 끓여 드릴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의 대소변을 받아낼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의 쭈글쭈글한 손을 잡아볼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볼 비비며 "사랑해요" 고백할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와 노래 부를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의 흥얼거림을 들을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 품에 안겨 쉭쉭거리는 숨소리라도 들을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와 포옹할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 이마에 "잘 자 엄마" 하며 입맞춤을 할 수 있기를
한 번만 더 엄마에게 "잘 잤어? 눈 크게 떠 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