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결심하지만, 선택은 이미 끝나 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는 데 있다.
다음번에 더 나은 선택을 하려면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한다.
마음만 먹으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직 마음을 먹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과거와 같은 선택을
다시 반복한다.
정말 마음을 먹지 못해서
변하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직이니
그 선택을 미루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한 번쯤 보아왔을 것이다.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길을
어떤 계기를 통해
단번에 선택해버리는 사람들을.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했길래
그토록 어렵고 불편한 선택을
망설임 없이
틀어버릴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 차이를
기질이나 환경이라는 말로
너무 쉽게 덮어버리지는 않았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의식의 결심이 아니라,
의식이 개입하기 전에
이미 끝나버린 선택의 존재다.
우리는 변화를
의식의 문제로만 이해한다.
생각을 바꾸고,
다짐을 하고,
결심을 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의식이 결심하기 전에
선택은 이미
끝나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래서 사람은
변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변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을
반복해서 고르게 된다.
그 선택은
게으름 때문도 아니고,
의지가 약해서도 아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채
이미 내려진 선택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
어쩌면 변화란
의식이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의식이 뒤늦게
알아차리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