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으로 살기 : 7주차

피할 수 없는 시험기간

by 수잔



매주 있는 발표 수업, 지도 교수님 면담, 연구 주제 정하기...

여기까지가 대학원생의 라이프라고 생각했던 오만함.


이번 주부터 다다음주까지 실질적으로 시험기간이다.

대학원에서도 객관식 시험을 볼 줄 몰랐는데

글을 쓰기 직전에도 다음 주에 있는 발표 준비를 한 후

200장이 넘는 시험 범위에서 허우적대며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굉장히 몸과 마음이 힘든 상태다.


설마 했지만 정말 0점 받을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가뜩이나 영어를 제일 못하는 데

시험 자료 전부 영어로 되어있는 데다가

모두 더해보지는 않았지만 200장이 넘는다.


진작에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지 않은 나 자신을 후회하다가도

생각해 보면 정말 공부할 시간이 없었던 건 사실이었다.

구차하게 나태했던 자신을 변호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논문 읽고 발표 준비만 내내 하다 보니

그동안 예습은커녕 복습하는 것도 버거웠다.

논문 읽고, 발표 준비하고, 심지어 중간고사까지 본다고 말씀하신 교수님이

지금 세상에서 제일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피곤한 상태에 감기도 걸려서 그런가

당장 내일이 종강이라면 소원이 없겠다...


대학교에서도 적응을 했을 때 시험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듯이

대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껏 적응했더니만 중간고사 본다고 공부를 강요하다니.

온통 영어로 되어 있어서 솔직히 시험 문제가 제대로 읽을까 싶다.


대학원에서 학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몇 문제는 맞아야 하지 않을까.

괜히 조마조마한 마음에 걱정부터 앞서고 있다.

학부 시절에 대부분 배웠던 내용이지만

2년 간의 공백기 끝에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

지금 나에게 멘붕으로 다가온 개념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이 두렵기만 하다.

평균은 되어야 할 텐데.

졸업한 대학교 교수님들을 떠올리며

그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기도 하다.

학교 망신 시키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정말 200장이 넘는 자료에 적혀있는 문자들이

나에게 도통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진짜 어떡하지?


중간발표도 아니고 중간고사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나를 포함한 모든 대학원생들에게 행운을 빈다.






수선화 도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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