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배정 완료 & 앞뒤 다른 사람 조심하자
대학원에 발을 들인 후 처음 맞이한 4월,
드디어 연구실이 정해졌다.
지도 교수님과 면담 끝에 연구실이 확정되어
설렘과 긴장이 섞인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 주의 핵심은 아무래도 지도 교수님이 정해졌다는 사실이지만
또 다른 핵심은 '사람 조심하자'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에서의 인간관계란 회사나 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이라도
나를 지나치는 순간 어떤 표정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진작 깨달은 나로서
대학원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기가 어려웠다.
여기서도 인맥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을 쉽게 경계하는 나 자신을 걱정했지만
난 되게 현명하게 잘 대처하고 있었다.
같은 연구실을 사용하는 선배이자 친구인 사람의 본모습을
이번 주에 확실하게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친해지자면서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그 애는
내가 같은 연구실에 배정된 순간부터 태도를 싹 바꿨다.
쌀쌀맞은 태도와 나를 깎아내리는 말투.
처음에는 내 예민한 착각인 줄 알았기에 흘려들으려 노력했지만
결국에 이 느낌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었다.
대학원에서도 맞닥뜨린 일명 '앞뒤 다른 사람'.
대학교를 다닐 때나 회사를 다닐 때,
내가 봤던 앞뒤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러한 내 경험을 데이터로 수집해서 도출한 결과
대학원에서 만난 이 애 또한 앞뒤 다른 사람이 맞았다.
이 애한테 나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던 걸까.
날이 선 말을 들을 때마다 내 가슴에 비수가 꽂히기도 했고
슬슬 이러한 앞뒤 다른 사람들에 대해 환멸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피곤하다.
처음에는 대학원에서 나만 잘하면 된다는 느낌으로 연구하고 논문을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주를 거치고 난 후, 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일반 기업이나 학교 못지않게 여기도 전쟁터다.
앞으로 이 애와 같은 사람들을 셀 수 없이 맞닥뜨릴 테고
셀 수 없이 많은 기싸움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도 했고
벌써부터 피곤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같은 대학원생인데 왜 견제를 하나 싶었지만
'같은' 대학원생이기에 견제를 하는 것이었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도 결국 대학원이라는 공간에서,
같은 지도교수님 밑에서 연구를 하는 학생들이기에
이 애는 나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학원을 다닌 지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대학원 생활에 대해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나는
선배 대학원생의 쌀쌀맞고 날이 선 말과 행동이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대학원에 발을 들인 순간, 난 모든 고난을 견디기로 결심했으니까.
'무사히 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하는 그날까지 버텨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다.
학교 근처에 핀 예쁜 꽃들을 보면서 최대한 마음을 진정하려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