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해(sunny)
유방암 수술 전에는 가족 이외에는 내가 유방암 이라는 걸 밝히지 않았다.
수술이 예정보다 일찍 당겨져 약속 장소에 나갈 수 없게 되어 유일하게 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에게만 어쩔 수 없이 알렸다.
유방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집에서 회복하면서 친구들에게는 전화 또는 카톡으로 안부를 물으며 나의 유방암 이야기를 꺼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말을 꺼내는데 주저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날을 잡아서 그 동안 말하지 못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지인들에게 유방암 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3번의 이사를 하는 동안 항상 같은 곳 이삿짐센터를 이용하였는데 사장님께 문자 한 통이 왔다.
“아로미님, 안녕하세요? 착하고 좋은 사람 있어 소개시켜 드릴까하는데, 뜬금없죠? ㅎㅎ”
“아로미님이 착해서 항상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연락주세요~^^”
“수원으로 이사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방암에 걸려 수술 후 회복중에 있어요 ㅠ
“지금 누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네요...”
“이사철로 바쁘실텐데 기억해 주시고 연락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런, 빠른 회복하여 건강 찾으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몸이 안 좋아지면 부모님이 계신 천안으로 빨리 내려가고, 그렇지 않으면 1년 후 내려 갈 계획이예요~ 이사 할 때 연락드릴게요.”
“네~ 건강하세요, 아자 아자~^^”
2024년 3월 28일, 마지막 문자였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이사짐센터 사장님께 암밍아웃을 하였고 시간이 흘러 수원집에서의 1년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엄마가 계신 천안으로 이사를 갔다.
물론 엄마는 집 계약기간 전에 빨리 집을 빼라고 성화였지만 난 계약기간을 어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수원에 있으면서 경기도의 중심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장애인활동지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추후 연재 할게요~)
이사짐센터 사장님은 경기도 이천에 사셨는데 수원에서 천안으로 이사 가는데 연락드리는 건 아니다 싶었다.
이사하는데 1톤 트럭을 몰고 사장님이 혼자 오시면 평균 25만원 정도 들었다.
그리 많지 않은 돈인데 왔다 갔다 주유비로 빠지면 사장님 손에 쥐는 돈이 많지 않을 거 같았다.
가끔 하루에 이사 2탕도 뛴다고 하셨는데 나의 이삿날에는 그럴 수 없으니 여러모로 손해이실 거라 단정지었다.
이사 가는 천안 부동산을 통해 새로운 이삿짐센터를 소개 받아 1톤 트럭에 짐을 싣고 내려왔다.
예전에 같이 손발 맞추었던 이천 사장님이 그리웠다.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은 지퍼가 있는 보자기에 넣어주셔서 안전하게 옮겨주셨는데
이번에 천안에서 오신 사장님은 천 쪼가리를 둘둘 말아 테이프로 마무리 하였다.
또한 1시간이면 트럭에 짐을 모두 싣고 집을 빼주었는데 이번에는 짐을 넣었다 뺐다 테트리스를 하며 2시간 가까이 되어서야 수원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2026년 초에 이사해야 하는데 다시 한 번 이천 사장님께 전화하여 좋은 인연을 이어볼까 한다.
소개팅 말고 그냥 이사 메이트요 ㅋㅋ
3번의 이사를 손발 맞추면서 기억나는 일화들이다.
<1>
이사 전 날 종이박스에 모든 짐을 포장해 놓아 이사짐센터 사장님은 옮기기만 할 수 있을 정도로 해 놓았었다.
이천 사장님은 내게 “아가씨, 다음부터는 큰 짐들만 포장해 놓으세요. 우리도 돈 받고 일하는 건데 이렇게 다 해 놓으면 나야 편하지만 아가씨가 힘들잖아요.”
“제가 짐을 안 싸면 정리할 때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그런거예요~ 그리고 제가 깎아달라고 했으니 이 정도는 해야죠.”
<2>
“아가씨 옆에서 여기만 잡아줘요.”
“아가씨, 일 잘하네~ 이사할 때 일 손 딸리면 전화 할테니 도와줘요!”
“하하하~ 말씀만이라도 감사드려요^^”
<3>
“당근에 이사후기 좀 써 줄 수 있어요?”
“네~ 잘해 주셨는데 해 드려야죠.”
“그럼, 내 얼굴 잘 나오게 사진 좀 찍어줘요. 그리고 후기는 아가씨가 잘 적어주고요.”
“네~ 이사가 점심시간에 걸려서 식사도 못하셨는데 이천 가시는 길에 식사 하고 가세요, 많지는 않지만 만원 더 드릴게요.”
“아이고~ 뭘 이런 걸... 고맙게 받을게요. 새 집에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