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batical Journey 25년 11월 28일
얼마 전, NGO ‘더 멋진 세상’을 섬기는 한 분을 만났다. 오랜 시간 그곳에서 봉사하고 일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는 주체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빛이 묻어 있었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내면의 당당함이 그의 표정과 목소리 곳곳에 스며 있었다. 소그룹 모임에서 그가 바로 내 옆에 앉아 있었기에
나는 그분의 선명한 목소리를 또렷이 들으며, 마음속으로 그분이 특별히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분의 마지막 한마디, “선교 포럼에 오세요.” 함께 책을 읽고, 세상을 떠돌며 살아온 유대인의 역사와 삶을 배우고, 세계와 선교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이 더 넓은 세계로 열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돌아보면 우리의 마음은 늘 주변의 일로 꽉 차 있다. 직장, 정치 경제, 자녀 교육, 크고 작은 걱정들…. 저축이 많든 적든, 우리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일상 속에 파묻혀 산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 밖을 바라보는 일은 의외로 어렵다. 세계는 넓지만, 우리의 시야는 종종 너무 좁다.
안식년을 준비하며 나는 오래전 미국에서의 첫 해외 생활을 떠올려 본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은 사회에서 적응하느라 마음고생도 많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많은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도착 첫날 국제 이삿짐을 옮겨주던 분들, 첫 아이 출산 후 손수 미역국을 끓여주던 분들, 추수감사절이면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탁을 내어주던 분들. 그래서 우리의 첫 미국 생활은 힘들었지만, 동시에 참 따뜻하고 기쁜 순간들로 가득했다.
내년 나는 해외로 가야 할까? 아니면 국내에 머물러야 할까? ‘시선이 온 세상을 향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나는 어디에서 그 계절을 맞이하게 될까?
아직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은 채, 나는 열린 시공간의 한가운데 서 있다. 미래의 우리 가족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나의 학생들은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나의 생각 속에서 미래를 꿈꾼다. 바로 내년을 알 수는 없지만, 꿈꾸는 미래 속 우리는 더 멋진 세상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