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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in Jan 30. 2018

독일에서 취업하기

독일로 다시 왔을 때 목표로 했던 '독일 현지 기업 취업'에 성공해 회사를 다닌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기본적인 채용 절차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기 때문에 나름 중요하다 생각되는 포인트를 기록용으로 남겨본다.



1. 본인의 위치와 원하는 바를 명확히 한다.

외국의 회사들은 대체로 필요한 공석에 한해 인원 충원을 한다. 때문에 한국 대기업 공채처럼 스펙별로 나열한 후 면접을 보고, 가르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채용방식과는 좀 다르다. 본인의 학업, 아르바이트, 약간의 경력이라도 그 포지션과 맞아야 채용하기 때문에 본인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자신이 어떤 자리에서 일하고 싶은지 먼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해당 포지션과 직접적인 경력이 없다면, 학부/석사 시절 수강했던 과목이나 아르바이트 등 큰 경력은 아니더라도 포지션과 어느 정도 접점이 있는 경험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다.


2. 구직 사이트를 적극 활용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링크드인을 들 수 있다. (www.linkedin.com)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소셜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본인의 경력사항을 보다 상세하게 기입하고 프로페셔널한 사진을 등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처럼 간혹 잘 나온 셀카를 올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업의 HR 담당자들도 이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기업들은 수시로 채용공고를 등록하고, 나도 이 사이트를 통해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석사 과정의 동기중 한 명은 링크드인을 통해 기업에서 직접 연락이 와서,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쉽 완료 후 정규직 오퍼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국의 사람인처럼, 나라별로 대표적인 구인구직사이트를 활용하고 관심기업은 해당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Xing (https://www.xing.com) 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독일형 '링크드인'으로, 독일 취업을 원한다면 이 곳에 프로필을 등록하여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나는 독일 취업을 위해 http://www.jobs.de/ 사이트에서도 채용정보를 얻기도 했다.




3.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기업에 맞게 작성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영어로 이 내용을 논리 정연하게 전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나라별로 요구하는 양식도 다른데, 미국과 다르게 독일 기업들은 사진과 생년월일 기입을 필수적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사진을 생략하기도 한다지만, 내가 알기로는 사진을 넣는 것이 더 보편적인 독일의 방법이다. 학업내용과 경력사항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입해야 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일했던 회사들이 한국 회사임을 고려해, 이력서 작성 시 간단한 회사 소개도 덧붙였었다. 


규격화된 이력서에 비해 커버레터 쓰는 일이 나에게는 까다로웠었다. 지원하는 회사의 채용공고에 맞게 그 포지션이 요구하는 사항에 부합하는 경력을 강조하고,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 이 부분을 부각하려고 노력했었다. Into - 간단한 학력사항 - 경력사항 - 마무리의 포맷을 지키되, 회사와 포지션에 맞게 세부내용은 커버레터 별로 모두 다르게 작성했다. 물론 내가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네이티브 친구에게 교정을 부탁하고 오타나 포맷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4. 면접은 주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서류심사 통과도 굉장히 어렵지만, 일단 서류가 통과되면 HR 담당자도 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노력했다. 대개 1차 인터뷰는 전화나 혹은 화상으로 진행됐고, 2차/3차 인터뷰는 직접 회사를 방문해 실무 담당자와 HR 매니저와 함께 인터뷰를 본다. 영어가 물론 부담은 되지만 일대일 혹은 다대일 면접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던 면접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터뷰 날짜가 잡히면 그전까지 내 이력서와 채용공고를 들춰보면서 면접을 준비했었다. 개인적인 질문 (장점, 단점, 기본적 자기소개 등), 경력에 관한 질문, 업계/회사에 대한 질문 등을 기본 카테고리로 잡고, 예상 질문을 뽑아 연습했다. 오히려 전체 문장을 외우려고 하면 실수가 잦았기 때문에, 스크립트를 작성하기보다는 주요한 답변 키워드를 적어 놓고 최대한 입에 붙도록 많이 연습했었다. 특히 업계나 회사에 대한 최신 뉴스와 중요한 포인트는 달달 외울 정도로 공부하고 알아갔었다. 


물론 나는 한국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주로 지난 경력 위주로 질문을 받았지만, 최소 한 가지는 업계/회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었고 굳이 직접적인 질문을 받지 않아도 답변 속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면접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얼마나 회사/포지션에 관심이 있고 일할 의지가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렵고 긴장되는 자리지만 한편으로 내가 질문도 할 수 있고 최대한 내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야기하듯이 자연스럽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5. 현실적 문제: 비자

회사에서 자국민 대신에 외국인을 고용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더라도,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할 수가 없다. 나도 한국에서 몇 차례 해외취업을 위해 지원서를 낸 적이 있지만, 단 한 군데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내 생각이지만 지리적 문제와 비자 문제를 다 제쳐두고 나를 채용할 만큼, 나에게는 특별한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지에 있으면 면접 기회라도 한 번 더 얻을 수 있고, 독일에서 학생 신분이면 인턴이나 학생 잡을 통해 미리 인맥을 넓히고 졸업 후 그 기업에 입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별한 경력이 없고, 독일어도 business fluent 수준으로 할 수 없다면, 한국에서 독일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또한 독일 대학 졸업자들에게는 제한 없이 일할 수 있는 18개월짜리 비자를 발급해주고, 한국 졸업자라 하더라도 6개월간 독일에서 체류하며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노동을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기회는 현지에 많다는 사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한국에서 기본 수준의 독일어를 공부하고 워킹홀리데이나 어학 비자 등을 활용해 현지에 체류하면서 직업을 얻는 것이 어찌 보면 더 가능성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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