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떨어뜨릴 것이라면 제발 빨리 알려주오.
스타트업의 팀리드로 일하면서 아, 팀리드가 되기 전부터 팀의 채용을 담당했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 했는데, 생각보다 번거롭고 짜증나는 일이었다. 관련 경력도 없으면서 자기소개 하나 없이 띡 이력서만 보내는 경우가 정말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지원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스케줄 조율하는 자잘한 일이 많았다. 퇴사하기 직전에는 정말 마땅한 지원자가 너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채용을 진행하게 됐던 지원자들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지원한 의도나 경력의 방향성이 명확했고, 적어도 자기소개나 지원동기로 성의를 보여줬다. 그런데 막상 내가 지원하려고 하니, 회사마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쓰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채용공고에서 회사소개, 자격요건 그리고 우대사항을 보면 같은 직무라 할지라도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채용하던 입장에서는 그것 하나 못쓰나!! 했던 일이 이제는 하.. 또 써야되나.. 라는 마음이 되버린 것.
평생 직장을 가졌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이렇게 또 지원을 하게 될 줄은 알았으나.. 역시나 집필작업은 힘들다. 그나마 이전에 알고 있거나 관심이 있었던 회사는 쓸만하지만, 채용공고를 통해 처음 알게된 생소한 분야의 회사에 지원할 때는 운을 띄우기가 쉽지 않다.
뭐 사실 그냥 취준생 백수의 작은 불평일 뿐..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져서 원티드나 리멤버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는 간편지원이라는 기능도 있다. 그래도 역시 회사마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는 하나 정도는 스스로 써야 한다. 남의 돈 벌기는 원래 쉽지 않은 법! 쉬운 길을 찾으려고 머리 굴릴 시간에 열심히 써봅시다.!!! 아 그리고 지피티의 도움도 받고 있긴 한데,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 첫 취준 때는 하루에 1개 회사 지원하기도 정말 벅찼는데, 요즘에는 이런저런 문명의 도움을 받으면 그래도 하루에 2-3개 정도는 할 수 있긴 하다. (빡세게 했을 때 기준..) 완벽한 AI 의 등장이 나타난다면 언젠가 이런 자소설도 AI간의 싸움이 될까? 아니다 아이에 채용절차라는 것이 많이 바뀔지도. 호호
포트폴리오를 드디어 완성하고 지난주부터 9개의 지원서를 제출했다. 4곳은 서류탈락을 하고, 4곳은 대기중, 그리고 한 곳은 지난주에 빠르게 면접을 보고 왔다. 면접 때 분위기도 좋고 즐거웠는데... 연봉이랑 입사가능일에 대해서 여러번 확인도 하셨는데.. 내 착각이었던 걸까! 마음이 싱숭생숭. 마치 썸에서 짝사랑으로 넘어가는 비련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서류열람을 하고도 연락이 늦어지는 것!! 내가 채용을 진행했을 때, 이런 경우는 대게 애매한 경우였다. 아.. 뭔가 애매한데 최악은 아닌데.. 아 근데 애매하네.. 사실 이런 애매한 지원자의 경우 끝도 좋지 않았던 기억이 다이기에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빠르게 떨어뜨려 주세요.. 떨린다구요. 푸하하
세상의 모든 취준생들 힘냅시다. 그리고 채용담당자 분들도 각기 다른 양식들과 자소설 앞에서 부디 평정을 유지하시길... 원석을 찾아내시길!!
그럼 안녕히..:)
저 멀리 청와대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