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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삶] 직무전환 정말 쉽지 않습니다.

당당했던 퇴사와 그렇지 못한 재취업 준비

by 두몽

안녕하세요.

저는 고객서비스 그리고 고객 경험팀에서 일을 했습니다.

고객경험팀 CX팀에서 일을하며 프로덕트 팀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PM들이 하는 역할들을 알 수 있었죠.

본인의 담당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만들기 위해 개발, 디자인 팀들과 협업하며 본인들의 구상을 실현해내는 모습이 정말 멋졌습니다. 외국계 스타트업이었기에 그들이 유저인터뷰를 하거나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듣고 싶어 할 때 협업하며 VOC를 전달하기도 하고, 제 나름대로 분석해 인사이트를 전했습니다.

이후 일이 익숙해지면서 저도 주도적으로 특정 기능에 대해 유저 리서치를 진행하게되었고 C 레벨을 포함한 전사에 발표를 했습니다. 주 기능에 관해서였기도 했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며 사용성 인터뷰를 진행한 부분이 꽤나 관심을 끌었고, 실제로 기능이 개선되고 수정되는 것을 지켜보니 정말 뿌듯하고 '와 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성과를 내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주는구나.' 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대학원을 동시에 다니고 있던 상황이었고, 직무 전환에 대한 큰 열망이 생겨 필요한 데이터분석 역량들을 좀 더 보충하고 학업에 집중하고 싶어 아주 쿨하게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1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물론 1년 3개월 간 계속 탈락한 것은 아니고,, 2주간 정말 열심히 17개의 회사에 지원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처음 지원한 회사에서 바로 면접 제안이 왔고, 저는 저의 이력과 포트폴리오가 그 일을 계기로 아주 엉망이지는 않다는 안심을 얻고 16개의 회사에 2주간 더 열심히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는 당일 정말 분위기도 좋고, 거의 합격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이 전혀 없습니다. 최종 입사일을 빠르게 원해 모든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거라고 했던 걸 상기하면 아마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리고 다른 8개의 회사에서는 서류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주었습니다. 몇 군데는 지원한 것을 열람하지 않은 곳도 있고요. 정말 열의를 가지고 지원했던 회사들이 한 두개씩 떨어지면서 이 얼마만의 큰 좌절감과 허망함이 드는지요.

어제가 마침 마음이 -100 과 + 100 점수가 있다면 -99 까지 찍은 날이었어요. 그래서 다 됐고 그냥 하루 쉴까 싶다고도 , 과연 그러면 그 다음날 내가 괜찮을까? 기분이 나아질까? 를 생각하니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몰입할 수 있는 책을 조금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정상의 궤도에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오늘 또 정말 가고싶었던, 현직자들의 인터뷰들을 보고 '와, 정말 좋은곳이다. 나랑 잘 맞네' 라고 생각했던 채용이 또 서류탈락. 면접조차 볼 기회가 없다는 건 정말 볼 필요도 고려할 필요도 없는 거겠지요.


물론 앞으로 더 지원할 회사도 있고, 지금까지 써온 포트폴리오도 수정하면 됩니다. 하면 됩니다. 근데 그냥 좀 슬프고, 힘든 시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괜히 달달한 빵도 먹어보고 간식을 찾게 되는 오늘.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그래도 또 좋은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이보시오들!!!! 나를 놓친 걸 후회할 날들이 올게요!!! 마음속으로나마 외쳐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이또한 지나갈 것임을 생각하며 힘내십시오!

저도 그럴거니까요.


그럼 부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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