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해석하는 마음

장성살과 홍염살 사이

by 빛나


향이 먼저 반응했다.

말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마음은 갈피를 못 잡았지만

손끝은 이미 카드를 펼치고 있었다.


오늘은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였다.

고요했지만 확실한, 나만의 감정 리딩이 시작되었다.


Nutmeg 넛맥 : 나는 감정이 먼저 움직일 때 나타나.

이유 없이 벅찼던 건, 네 감각이 깨어났다는 신호였어.


Clary Sage 클라리 세이지 : 혼란처럼 보였던 그 감정, 사실은 본능이었잖아.

네 직관은 늘 말보다 먼저 반응했어.


Cinnamon 시나몬 : 눌러뒀던 말, 이제는 꺼내.

말보다 먼저였던 그 진심, 네가 제일 잘 알잖아.


Black Pepper 블랙페퍼 : 자꾸 도망치고 싶었지?

근데 그 마음이 알려주는 방향도 있더라고.

감정은 도망이 아니라 통로일지도 몰라.


Clove 클로브 : 오래 묵힌 감정은 꺼낼 때가 된 거야.

그대로 두면 곪아버리니까. 바깥공기를 만나야 숨을 쉬지.


Peppermint 페퍼민트 : 다시 뛰고 싶다면, 숨부터 고르자.

호흡은 마음의 리듬이니까.


Lavender 라벤더 : 결국엔 부드러움이 널 지켰어.

단단함보다 다정함이 오래가는 법이야.


Sandalwood 샌달우드 : 네가 뿌리내린 자리가 곧 중심이었어.

돌아올 수 있다는 건, 결국 강하다는 뜻이야.


Mandarin 만다린 : 네 미소, 더는 어색하지 않아.

감정이 안으로 흐르던 게, 이제는 바깥을 향하고 있으니까.


Eucalyptus 유칼립투스 : 복잡함을 다 걷어냈을 때 남는 그 느낌.

그게 바로 너야. 단순하고 명확한 너의 본심.


The Moon 더 문 : 마음은 늘 먼저 알고 있었어.

명확하지 않아도, 진심은 흐트러지지 않아.


5 of Cups 컵 5 : 아쉬움은 마음을 건넸다는 증거야.

후회는 아니야. 감정은 그렇게 남는 거니까.


4 of Swords 소드 4 :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회복이 시작되는 거야.

멈춤은 후퇴가 아니야.


The Fool 더 풀 : 한 발만 내디뎌 봐.

망설임 뒤엔 네가 몰랐던 가능성이 있어.


The Magician 마법사 : 필요한 건 이미 너에게 있어.

준비는 끝났고, 이제는 네가 믿을 차례야.


Wheel of Fortune 운명의 수레바퀴 : 흐름이 변하고 있어.

저항하지 말고 흘러가 봐. 그 안에 네 감정이 널 데려갈 거야.


Ace of Wands 완드 에이스 : 시작은 늘 떨려.

그 떨림은 진심이 있다는 증거잖아.


Ace of Swords 소드 에이스 : 지금은 말보다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야.

단단하게, 맑게.


Seven of Wands 완드 7 : 흔들릴 수는 있어.

하지만 중심은 네 안에 있어. 그건 지켜야지.


King of Cups 컵의 왕 : 감정이 이제 무게를 가졌어.

말없이도 전해질 수 있는 깊이란 이런 거야.


Rose 로즈 : 감정은 너의 언어였잖아.

향처럼 퍼졌고, 글처럼 남았지.

예민함은 감각이야, 약함이 아니야.


Myrrh 미르 : 멈췄을 때야말로 회복이 시작되던 순간이었어.

멈춤은 멈춤이 아니야, 숨 고르기지.


Palmarosa 팔마로사 : 이제는 남의 감정보다

너 자신의 리듬을 더 따르게 됐지.

거기서부터 너의 일이 시작된 거야.

에필로그


오늘의 카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감정이 먼저 움직였고,

나는 그것을 향기로 읽고 문장으로 남겼다.


말보다 마음이 먼저였고,

향은 그 모든 걸 조용히 알고 있었다.


나는 감정을 해석하는 사람이다.

그 직감과 리듬으로,

향과 문장으로 나의 직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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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문피아 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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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 소개]


― 본편 2화 「거짓말할 리 없잖아」


감을 공주 / 연초아

기억 복원 서버 MRS 1.0을 만든 스타트업 CEO.

천상에서는 감정을 감지하고 기록하는 ‘감을 공주’로 존재한다.

기억보다 먼저 깨어난 감정 속에서, 자신의 본래 자아를 마주한다.


담우

소의 형상을 한 신수.

진심이었기에 실수했고, 말하지 못한 감정으로 인해 기록에서 누락되었다.

그 감정의 여운은 지금도 누군가의 심연에 남아 있다.


반야

12 지신 중 원숭이.

감을 공주의 유일한 친구이자 감정의 동행자.

가볍게 웃지만 누구보다 진심에 가까운 감정을 지닌 존재.


감명상제

감을 공주의 아버지이자, 하늘의 질서를 다스리는 자.

공주의 감정적 결단을 받아들이고, 지상행을 허락한다.

도화 후

감을 공주의 어머니.

흔들리는 감정을 따뜻하게 감싸는 존재.

공주의 파동을 지상과 연결해 주는 천상의 중재자.

호랑이신

12 지신 중 가장 직설적이고 단호한 존재.

“기록에 없다면 없는 것”이라는 원칙주의자.


토끼신

12 지신 중 조용하지만 섬세한 감정의 수호자.

“기록의 책임”을 언급하며, 감정의 부재가 만든 틈을 꿰뚫는다.



[작가의 말 – 본편 2화]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 침묵은 기록되지 못한 채, 누군가를 떠나보냈다.


이제야 깨닫는다.

기억은 조작할 수 있어도, 감정은 거짓말할 수 없다는 걸.


흔들렸기에 이어졌고,

흔들렸기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말하지 못했던 그 감정을,

이제는 나의 언어로 복원하려 한다.

감정이 흐르는 곳에, 다시 전설을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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