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계절이 나를 부를 때

도화는 지고, 열매는 익어간다

by 빛나

Cinnamon 시나몬 : 오늘은 부드럽게 스며들었어. 내면이 천천히 데워지는 느낌, 아주 기분 좋았지.


Lemongrass 레몬그라스 : 공기가 바뀌는 순간, 마음의 결도 따라 달라졌어. 가볍고 투명했지.


Sandalwood 샌달우드 : 빨간 피아노에 손을 얹었어. 멜로디보다 먼저, 내면이 먼저 울더라.


Thyme 타임 : 양귀비는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내 중심을 붙들고 있었어.


May Chang 메이창 : 너무 예뻐서, 말이 멈췄어. 어떤 순간은 말보다 침묵이 더 정직하니까.


Cypress 사이프러스 : 바람이 느려졌을 때, 감정의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렸어. 그 조용함이 좋았어.


Chamomile 카모마일 : 내면 깊숙이 맑아지는 날이었어. 감정이 고요해서 다행이었지.


Geranium 제라늄 : 다들 냉 모밀을 골랐지만, 나는 온면을 시켰어. 뜨거운 국물 한입에 마음이 천천히 풀리는 따뜻함, 그게 나더라.


Patchouli 패출리 : 한 걸음 물러서 보니까, 감정이 제자리로 돌아왔어. 나도, 그렇게 돌아왔어.


Marjoram 마조람 : 물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어.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 감정, 그런 하루.


Rosewood 로즈우드 : 삼신바위 앞에 서자 오래된 내면이 살짝 울렁였어. 이유는 몰라. 근데 느낌은 분명했지.


Orange 오렌지 : 닭볶음탕 한입에 웃음이 터졌어. 익숙한 매콤함, 마음까지 데워졌어.


Six of Swords 소드 6 : 조용히 떠나보냈어. 눌러두지 않고, 흘려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


Seven of Pentacles 펜타클 7 : 멈춰 섰어. 감정이 어디까지 자라는지, 그냥 지켜보고 싶었어.


Nine of Wands 완드 9 : 경계는 여전했지만, 오늘은 조금 내려놨어. 괴산 바람이 그런 용기를 주더라.


Page of Cups 컵 페이지 : 들꽃처럼 마음이 피어났어. 작고 여리지만, 확실히 존재했지.


King of Pentacles 펜타클 킹 : 단단한 하루였어. 풍경도, 밥도, 마음도 무너지지 않았어.


The Star 스타 : 연하엽 구름다리 위에서 별은 안 보였지만, 내면엔 분명히 반짝였어.


The Fool 더 풀 : 이렇게 여유롭게 걷는 하루가, 나랑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어.


Ten of Cups 컵 10 : 말이 없어도 다 느껴졌어. 감정이 가득했던 날.


Queen of Pentacles 펜타클 퀸 : 오늘은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고 싶었어.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거든.


Ten of Pentacles 펜타클 10 : 설명은 필요 없었어. 느낌이면 충분했으니까.


Eight of Pentacles 펜타클 8 : 말보단 감정으로 새겨놨어. 오래 기억되고 싶어서.


The Hermit 은둔자 : 산막이 옛길, 토끼샘. 여긴 늘 물이 솟는다던데, 오늘은 없었어. 그래서 마음도 조금 비었어.



에필로그


오늘의 여행지는 괴산이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건 양귀비의 붉은 계절.

축제는 이미 끝났고,

그래서 더 조용했고,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카메라보다 마음에 오래 남을 풍경이었다.


장미는 자유롭게 피어 있었고,

장터국수집 온모밀은 기대 이상으로 따뜻한 취향을 저격했다.

소금랜드 산책로를 지나며

문광저수지의 백로와 오리를 만났고,

아쿠아리움 속 물고기들은 묵묵히 흐름을 가르며 떠다녔다.


저녁엔 닭볶음탕.

익숙한 맛이 깊고 다정하게 스며들었다.


도화는 지고,

복숭아는 익어가고 있었다.


감정은 피는 것보다

익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나는 괴산에서 처음 알았다.


입장료는 없었고,

대단한 소비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의 가장 값진 순간은

내면이 고요해진 그 몇 초,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그 평화였다.


네이버 : 정보 여행 에세이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https://novel.munpia.com/476921

https://naver.me/5SS7jxCX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매운 끝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