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기울기

마음이 기운 쪽이, 결국 방향이었다.

by 빛나


Lime 라임 : 요즘 마음이 말랑해졌어. 괜찮은데 자꾸 흔들려.


The Lovers 연인 : 누구를 선택하라는 건 아니야. 네가 어디에 가까운지 묻는 거지.


Eucalyptus 유칼립투스 : 생각은 정리했는데, 감정은 아직 구석구석 남아 있어.


The Moon 문 : 그건 불안이 아니라, 변화의 기척일지도 몰라.


Myrrh 미르 : 진짜 이유는… 네가 알고 있잖아.


Eight of Pentacles 펜타클 8 : 익숙한 걸 더 잘하는 나, 근데 그게 전부일까?


Tea Tree 티트리 : 마음을 정리한다는 건, 아예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야.


Five of Pentacles 펜타클 5 : 부족할까 봐,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자꾸 움츠러들어.


Marjoram 마조람 : 마음 써주다 지친 기억이, 아직 안에서 울고 있어.


Ten of Swords 소드 10 : 그때의 실패, 아직도 무의식에 박혀 있지?


Rosemary 로즈마리 : 하지만 그 일은 지금 너의 전부가 아니야.


Ten of Pentacles 펜타클 10 : 너, 이미 충분히 많이 이뤄왔잖아.


Cinnamon 시나몬 : 중심을 정하면, 길은 조금씩 따라와.


Four of Pentacles 펜타클 4 : 근데 꽉 쥐고 있는 손엔 새로운 게 안 들어와.


Lemon 레몬 : 시선이 흐릴 땐,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해.


The Hierophant 교황 : 타인의 기준 말고, 너만의 철학으로.


Neroli 네롤리 : 솔직히 말해봐. 지금, 마음은 어디에 가 있니?


Six of Wands 완드 6 : 멋지게 인정받고 싶은 거, 그거 욕심 아니야. 욕망이야.


Patchouli 패출리 : 그럼에도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면, 해볼 만한 거야.


Eight of Swords 소드 8 : 스스로 만든 벽, 이제는 조금씩 허물어도 되지 않을까?


Lavender 라벤더 : 너무 조급해하지 마. 감정도 숨 쉴 시간이 필요해.


Four of Wands 완드 4 : 새로운 안정은, 도전 끝에 오는 거야.


Three of Swords 쓰리 오브 소드 : 다칠까 봐 피하는 선택, 더 깊게 아플 수도 있어.


Six of Wands 식스 오브 완즈 : 근데 네 안엔, 이미 그걸 해낼 힘이 있어.


Basil 바질 : 말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야.


이제는 나를 대신할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말로 결정을 내릴 시간이야.


화살나무 : 나, 원래는 화살을 만들던 나무였대.

지금은 사람들한테 그냥 ‘붉게 물드는 아이’로 불리지.


영산홍 : 그래도 멋진 전적이네. 나는 피고 지는 게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내 꽃을 놓치고 가는 경우도 많아.


화살나무 : 그래서일까, 요즘은 누가 내 가지를 들여다봐주기만 해도 반가워.


영산홍 : 나도. 어제 어떤 사람이 내 옆에 쪼그려 앉아서


꽃은 안 피었냐고 물어봤거든. 그 순간이 참 좋았어.


화살나무 : 꼭 뭔가를 보여줘야만 예쁘다는 말, 어떨 땐 좀 서운하지 않아?


영산홍 : 맞아. 근데 생각해 보면, 기다리는 중이라는 건 그 자체로도 참 예쁜 상태더라.


화살나무 : 나도 가을에 물들 준비 중이야.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는 물들 거야.


영산홍 : 그럼 나도 다시 피워볼게.

올해가 아니면, 내년에도 괜찮고.



에필로그


선택 앞에 서면 마음이 천천히 나뉘기 시작한다.

한쪽은 익숙해서 편하고,

다른 한쪽은 낯설지만 자꾸 끌린다.


누군가는 ‘균형’이라 말할지 몰라도

사실 마음은,

늘 어느 한 방향으로 조용히 기울고 있다.


그 기울기가 모이고,

말이 되고,

결국 방향이 된다.


집 앞 산책길에서 만난 화살나무와 영산홍,

그리고 테이블 위 스물네 장의 카드들은

그 조용한 기울기에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이게 너의 길이야.”

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마음이 머무는 쪽을 보렴.”

하고 눈짓하듯 가리켜주었다.


내가 흔들렸던 시간에도,

내 안의 감정은 이미

어느 쪽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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