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온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노자의 말이다. 말 그대로 현재에 살라는 의미다.
이 말을 몇 년 전부터 체감하고 있다. 대다수의 시간을 과거와 미래에 살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 나는 분 단위로 할 일들을 계획했다. 일, 독서, 글쓰기, 영어, 경제 공부, 운동, 영화 시청, 휴식 등이 그렇다. 4시에 일어나 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고, 영어공부를 오차 없이 시작해 15분 동안 하고, 30분 동안 신문을 읽었다. 대중교통에서도, 퇴근 후에도 계획된 시간표를 지켰다.
단점이 있다. 하루는 정해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계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때면, 자책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우울했다. 계획을 잘못 짠 거 같아서,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제는 하나 더 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늘 지금에 집중할 수 없었다. 다음 계획의 시작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하던 일을 급하게 마무리했다. 늘 불안했다. 집중을 하지 못한 탓에, 뭐든지 실력을 늘리기도 어려웠다. 자기계발을 하기보다는, 계획한 일을 처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내가 주최가 되어야 하는데, 계획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금에 집중하게 됐다.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 째,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를 읽은 뒤다. 예전에 다녔던 독서모임의 책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나에게 이 책은 지루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이 어떻든, 도움이 될만한 것을 하나라도 찾아서 실천하는 루틴이 있다. 책은 호흡을 가다듬고,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이것을 실천하기로 했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산책, 손 씻기, 독서, 일 등을 가리지 않고 집중했다. 달랐다. 정말 달랐다. 산책을 할 때에는 소음이던 차소리가 음악처럼 들렸다. 손을 씻을 때에는 물소리가 고요를 뚫고 귀로 들어와 자연의 소리 같았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평온을 안겨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실천 중이다.
둘째, 노자의 말을 읽었을 때다. 위에 서술했듯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평온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과거를 후회하면 우울이고, 미래를 걱정하면 불안이 된다. 두 가지에 얽매이면, 지금에 집중할 수가 없다. 반대로 현재에 집중한다면? 마음도 평화롭고, 하는 일의 능률도 올라간다. 내가 직접 겪었고, 겪고 있다. 독서는 독서대로, 운동은 운동대로, 업무는 업무대로 집중하고 있다. 삶의 만족도와 각각의 결과가 좋아졌다. 지금에 집중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힘인 것 같다.
과거를 생각하며 우울하고, 미래를 떠올리며 불안한 우리. 지금에 집중하면서 행복해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