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우리
사랑마저 버거워
오늘 밤 이별을 준비한다
달이 걸린 창가에서
저의 모를 눈빛만을, 서로 마주하고 있다
눈빛을 마주하며 우리는, 어제의 대화를 되짚는다
너와 나는
생명이 꺼지고 난 뒤, 달나라에서 재회할 것이다
속세에서 벗어나 누구도 없는 숲속에서
살뜰히 살림차려 노래부르며 살자
죽음은 때가 되면 올 것이다
그리고
달빛이 방 안에 나리 앉으면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달에게 갈 수 있는 통행권은 가난한 사랑 뿐이다
사랑을 해서 죽음으로 흐르는 것이고
그래서 달에서의 삶으로 향하는 것이다
달빛은 방으로 나리 앉고
우리는 빛 속으로 스며들고 있고
눈을 감았다 뜨면 둘만의 달에 내리 앉고 있을 것이다
달빛은 우리의 사랑이 어여뻐 밝게 비추어 올리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