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관을 찾아서
이직을 원했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싶어서. 이미 자격증을 세 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 더 취득해야 했다. 이직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는 동안 무의미를 느꼈다. 지루했다. 고됐다. 불안했다. 시험기간에 이런 감정은 자연스럽다. 외부의 압박과, 내면의 의심을 견뎌야 하니까.
사정이 생겼다. 돈에 대한 갈증이 깊어졌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자격증 취득으로 급여가 많이 오를까?'
아니다. 공부를 접고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두 친구의 소식이 들려왔다(둘은 다른 일을 하고, 서로를 모른다). 월 1,000~1,500만 원을 번다는 소식. 한 친구가 말했다.
"언제든 할 수 있으니 말만 해"
수도 없이 고민했다.
'공부와 회사를 그만두고 그 일을 할까?'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친구도 이해해줬다. 천천히 말하란다. 나는 생각했다. 시험이 끝날 때까지만 고민하자고.
공부를 하며, 두 달이 흘렀다. 돈을 많이 버는 이유가 보였다. 한 명은 해외에서 일한다. 다른 한 명은 주 6일을 일한다. 덥고 추울 때도 밖에 있는다. 둘은 연애도, 일상도 없다.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나는 5일을 일하고 주말을 보낸다. 일상과 사랑이 있다. 꿈을 위한 개인시간이 있다. 나는 그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린다. 그들보다 적게 벌더라도, 행복하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겁 많고 우유부단한 걸까?'
오래 고민했기 때문이다.
고민하게 된다는 건, 소중하단 뜻이다. 가족과의 시간, 사랑, 꿈, 책과 글. 포기할 수 없었다. 내게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들이다. 그래서 친구의 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언젠가 돈이 1순위가 될 수 있다. 그런 날이 와도, 내 가치는 변함 없길 바란다.
시험 기간 동안, 직업의 명암과 내 가치관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내 가치관에 맞는 선택들을 할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 거다. 믿고 최선을 다하면, 꿈에 닿을 것이다.
낭비 같았던 시험기간. 돌아보면, 가치를 찾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모든 시간은 의미가 있다.
ps.
돈이 우선이 아니라고 욜로는 아니다. 급여의 절반 이상을 저축한다. 재테크 공부를 한다. 균형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