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필 여행을 떠났다 Mar 19. 2021

나도 사랑할 사람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은은한 봄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어질어질 이리저리 취한 먼지들.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인가.

고막을 때리는 이 적막감.

간 밤에 마신 술이 채 깨기도 전에 또다시 밀려올 그리움의 파도가 두려워 닻을 올리기에 바쁘다.


당신…  생각해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나도 모르게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기분이 어떤지…  

난  나만을 사랑하기 싫은데…   


나도 사랑할 사람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시원한 봄 바람이  춘곤증에 빠진 내 콧속으로 들어온다.  
간질간질 으슬으슬 떠는 감각세포여~  

태고에 사람이 살았으니 화석처럼 변한 모습… 

그게 나일까.

세상 모든 불빛이 꺼진 후에야  제 자리로 돌아가니…  
이렇게 어두워서야 나의 집으로 올지도 모를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 올 수 있을까?

불 꺼진 곳에 불을 밝혀야 할까봐.


당신…  그럴 수 있나요?  


그렇게 사랑하고 싶은데 모른 척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전 오늘도 어디에 숨었는지 모를 당신을 찾다가 하루를 다 보내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나도 사랑할 사람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빨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