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의 길을 걷고 있지만, 제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 내리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단순히 성공을 향한 열망인지, 아니면 지난 삶을 점검하며 앞으로의 로드맵을 그리는 것인지, 혹은 과거와는 다른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성공에 대한 뚜렷한 열망이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지금, 그저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만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독서와 글쓰기만으로 이 마음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무엇이 되었든 저는 지금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깊은 의미 없이 필터링하며 살아왔습니다. 세상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 그저 '현실 타파'의 언덕만 바라보며 지내온 시간들이 많습니다.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법도 했지만, 세상의 능선에 맞춰 살다 보니 나의 '제방'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스쳐 지나가는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깊이 사고의 문을 열어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렇기에 지금 제가 접하는 성현들의 이야기나 책 속의 문구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삶 자체가 단번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를 통해 저의 '제방'을 정비하고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주차장이 혼잡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의 피곤함보다 양손 가득 들린 길거리 음식에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휴게소를 가득 채우고 있었죠. 여자 화장실 입구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저 또한 인간의 생리현상을 해결하려는 그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화장실 벽에 쓰여 있던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떠난다'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도착한다'라는 말에 도착한다.
사실 명언이나 귀감이 되는 문구들이 공공장소에 배치된 것을 오늘 처음 본 것은 아니었지만, 매번 그냥 지나쳤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삶'을 살고자 사고의 문을 열어보니, 이제는 세상의 현상들이 비로소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삶의 여정을 흔히 '여행'에 비유합니다. 아마 어떤 여행가의 감동이 세상 사람들에게 공유되기를 바라며, 이런 글귀들을 공공장소에 기록해 둔 것이겠죠. 예전 같았으면 그저 읽고 지나쳤을 글이, 사고의 문이 열리면서 가슴 깊이 인사이트로 박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어 오늘의 생각거리로 저장했습니다.
나이 탓은 아니겠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말이죠.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여행을 떠나자'고 흔히들 말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생각한 여행은 떠날 준비 과정에서의 설렘이 전부였고,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만족했죠. 그러면서도 또다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물론 여행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나은 삶을 구상할 재료를 얻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고 이내 망각해버리곤 했습니다. 누군가 어디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그저 나도 다녀왔음을 확인하는 증거 이상의 의미는 없었죠. 하지만 지금 저는 여행 그 자체보다 "떠난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려 합니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는 말처럼, 떠난다는 것은 곧 어딘가에 '도착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독 '떠난다'는 것에만 집중해왔습니다. 과거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 부정의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는 것'에만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정을 계획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지금이야 자유여행이나 배낭여행이 보편적이지만, 과거에는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여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아니라, 그저 일상을 벗어나는 것에 만족하는 여행이었고, 그렇게 의미 없이 따라다니다 보니 '집 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을 증명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지금 여행하고 있습니다. 탄생으로부터 이미 떠나왔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지는 정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가이드가 든 깃발만 따라다니면서 혹시라도 길을 잃을까 봐, 새로운 세상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주어진 목적지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주어진 행동만을 하는 여행을 해왔던 것이죠.
하지만 저는 지금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율여행'을 꿈꾸고 있죠. 아직 정해진 목적지는 없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제가 가야 할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일정을 계획하고, 그곳에서 제가 얻어야 할 것들의 목록을 정하고 있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저는 저만의 여행을 위한 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제 의지대로 떠나고, 제 가슴이 닿는 곳으로 가서, 제 안의 저를 길동무 삼아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펼쳐질 제 삶의 모습을 그리며, 보이는 것을 다르게 보는 새로운 시야를 확보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