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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재테크 Aug 06. 2024

대한민국의 아파트를 보려거든 고개들어 도곡동을 보라

[수도권 핵심 부동산 답사기 ③] 타워팰리스, 부의 상징 도곡동 이야기

"대한민국의 아파트를 보려거든 고개들어 000을 보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를 꼽으라면 열 손가락 정도는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부유해 보이기까지 하는 동네'를 꼽으라면 대부분 이곳을 떠올립니다. 


타워팰리스


시선을 압도하는 크기, 완벽한 교통 인프라, 최고의 학군, 사회적 명성까지… 타워팰리스는 2000년대 준공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부를 상징하는 아파트로 불려왔습니다. 


그럼 타워팰리스가 속한 도곡동 부동산 모두 강남의 최고가를 자랑할까요? 


말죽거리의 일부였던 도곡동이 강남개발을 거쳐 지금의 위상을 갖기까지, 재미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바로 여기 


말죽거리가 양재역 주변이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서울로 가기 위해 한강을 건너기 전 팥죽을 먹던 곳이었다는 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군인들이 말죽을 먹였다는 설 등 여러 썰을 모아보면 요즘 말로 '먹자골목'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말죽거리 동쪽 매봉산 주변은 돌부리가 많다고 '돌부리 마을'이라 불렀답니다. 이게 점차 변화해 독구리→도곡이라는 이름으로 변했다는데…


결과적으로 말죽거리, 돌부리 마을에 주거지역이 있고, 나머지는 논·밭이었던 전형적인 서울 변두리 중 하나였습니다. 

1970년대 양재동 / 사진=서울기록원



강남 개발의 시작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논밭이었던 도곡동 땅에도 주거지역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매봉산 서쪽(도곡1동)으로는 소규모 아파트들이 자리잡았고, 매봉산 남쪽과 동쪽 도곡2동에는 비교적 대단지의 주공 또는 민간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이때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주목하는 '강남 아파트'의 끝은 대치동이었습니다. 개포동은 '개도 포기한 동네'라고 불렸고, 도곡동 주민들은 어디 가서 동네를 설명해야 할 때면 '역삼 대치 개포동 사이'라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도곡동을 (양재역부터 동쪽으로) 살펴보면 먹자골목 → 소규모 아파트단지 → 대규모 주공·민간 아파트단지로 볼 수 있습니다.  


도곡주공1차(현 도곡렉슬) / 사진=서울연구원



주목받는 학군과 타워팰리스


도곡동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분들에 따르면 1990년대만 해도 이곳 주민들 중에는 개포동처럼 '분당으로 넘어가기 위해' 청약하는 아파트마다 쫓아다녔던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청약에 실패하고 부모님이 우시는 걸 봤던 기억이 난다는데 지금 생각하면… 


1990년대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조건은 단연 '학군'이었습니다. 출생인구가 늘고, 경제적 호황이 이어지면서 좋은 교육환경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대치동은 비싸고, 복잡한데 비해 아직 덜 알려진 도곡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시점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값이 뛰어있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도곡동 대단지 아파트는 역삼동과 함께 재건축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00년대 중반 한티역을 가운데에 둔 역삼, 대치, 도곡동의 구축 아파트들이 천지개벽하며 강남에서 가장 비싸고 잘나가는 아파트단지들로 탈바꿈했습니다. 도곡동에서 가장 대표적인 아파트가 도곡주공1차를 재건축한 도곡렉슬(2006년/3002세대)입니다. 


타워팰리스 공사 중, 준공 후 모습 / 사진=서울연구원


타워팰리스 이야기를 해볼까요. 타워팰리스 부지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사짓던 땅이었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약 10여 년간은 전경부대가 훈련하던 부지로 활용됐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삼성그룹은 1994년 이 땅을 매입해 사옥을 지으려고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불발되었습니다. 여기에 IMF까지 겹치면서 이 부지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개발되었습니다. 


타워팰리스는 분명 시대를 앞서간 아파트였습니다. 처음에는 미분양됐지만, 완판 되자마자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부를 상징하는 부동산으로 불렸습니다. 사실상 지금의 하이엔드 아파트의 기준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0년대 재건축 바람


타워팰리스 준공에 발맞춰 도곡2동은 역삼, 대치와 함께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지금의 반포, 개포 주택지구 재건축의 성공사례가 10여 년 전 이곳에서 선행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도곡렉슬입니다. 1977년 준공된 도곡주공1차를 재건축한 도곡렉슬은 2003년 4월 청약 당시 142m²(43평)이 서울 분양사상 최고치인 4795 대 1을 기록할 만큼 엄청난 관심을 끌었습니다.


2006년 입주를 시작하면서 도곡렉슬은 강남3구 아파트 시세를 견인하는 단지로 거듭나는 동시에 학군 수요와 맞물려 강남 재건축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타워팰리스와 도곡렉슬이 주목받으면서 도곡동은 '역삼과 대치 사이'라고 불리던 과거에서 벗어나 강남 1등 입지로 자리잡았고, 인근 구축 아파트들의 시세도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도곡렉슬, 래미안 도곡카운티 / 사진=서울연구원




현재 투자가치 분석


도곡1동과 도곡2동의 시세차이가 상당합니다. 강남구 안에서 '같은 동'임에도 수억 원의 시세차이를 보이는 지역은 도곡동이 유일해 보입니다. 


이는 도곡동 내 구역이 명확하게 나뉘기 때문입니다. 양재역부터 동쪽으로 구역은 아래와 같이 나뉩니다. 



① 양재역 먹자골목(빌라 밀집지역)

② 소규모 아파트단지

③ 고급 빌라단지

④ 재건축 예정지역

⑤ 초고가 아파트단지



1. 도곡1동 


도곡1동은 양재역 북동쪽 먹자골목부터 소규모 아파트단지, 강남세브란스병원까지 사각형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소규모 아파트의 경우 80년대부터 90년대 2000년대 준공된 아파트단지들이 재건축을 앞두고 혼재되어 있습니다. 84㎡의 평균 실거래가는 16~19억 원대에 형성되어 있고, 1986년 준공된 도곡우성이 2006년 재건축된 도곡한라비발디보다 최근 비싸게 거래된 사례도 있습니다. 



8월 5일부터 청약 접수 중인 도곡1동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 84㎡ 분양가는 약 22억 원입니다. 인근 도곡1동 구축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래미안그레이튼·래미안 도곡카운티보다는 약 4억 원, 도곡렉슬보다는 6억 원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과연 신축이라는 장점을 등에 업은 래미안 레벤투스가 주변 아파트를 넘어 이제 곧 20년차가 되는 도곡렉슬과 같은 수준의 시세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편 매봉역 북쪽 매봉산이 품고 있는 지역은 강남 업무지구와 가까우면서도 좋은 학군, 프라이빗한 거주환경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급 빌라단지들이 자리잡아 서래마을이나 이태원의 분위기를 내기도 합니다.



도곡삼호아파트(좌)와 재건축하는 래미안 레벤투스 투시도(우) / 사진=서울연구원



2. 도곡2동


도곡2동은 매봉역 남쪽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타워팰리스와 그 주변지역, 도곡렉슬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매봉역 남쪽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는 개포한신, 럭키, 개포우성 4·5차로 모두 80년대 중반 개포주공아파트들과 비슷한 시기에 준공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파트 이름에 도곡이 아닌 개포라는 지역명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84㎡ 실거래가는 27~28억 원대로 도곡1동 아파트의 같은 평수보다 약 10억 원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초역세권에 타워팰리스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만큼 재건축 이후가 기대되는 지역입니다.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등 대치동에서 바라본 도곡2동 전경


도곡렉슬은 입주 18년이 지났지만 전혀 위상이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 업무지구를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직주근접, 수인분당선 한티역 초역세권, 백화점·상업지역 인접, 명문학교 및 대치동 학원가,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거주조건으로 이보다 완벽한 아파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타워팰리스는 과거처럼 넘볼 수 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자 아파트라는 사회적 명성은 여전합니다. 그만큼 관리도 아주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블역세권인 도곡역과 아파트 지하상가가 연결되어 있고, 남쪽으로 나가면 양재천과 이어져 거주환경도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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