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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재테크 Aug 29. 2024

천장에 물 새는 집을 낙찰받아버렸다

20대 여성 직장인의 첫 부동산 경매이야기 -부자되는세상-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며 빠르게 한 건은 낙찰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물건은 온라인으로 검토한 다음 회사에는 연차를 쓰고 가 여러 부분을 체크했다. 


건물 외벽 스크래치 여부, 우편물, 옥상 방수 여부 등을 확인했고 옆집과 앞집에 들러 구조를 살폈다. 이후 부동산에서 시세와 매물을 파악했다. 


낙찰 당일 오후부터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와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2016타경 00000 낙찰자 맞으시죠? 차순위랑 금액도 얼마 차이 안 나고 잘 받으셨네요 축하드려요. 앞으로 대출 연락 많이 받으실 텐데 저희는 1금융권 거치기간 1년에 금리 3.1~3.3 2금융권은 거치기간 3년에 중도상환수수료 6개월 이내 0.5%, 금리는 3.1~3.3정도 시간되실 때 연락 주시고 조건 괜찮다고 생각하시면 한 번 자서하러 오세요"



나는 대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아는 척해봐야 바로 들통날 거 그냥 초보 티를 팍팍 내면서 대출상담사에게 이것저것 질문했다. 여러 대출상담사와 통화한 끝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실행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경매사례와 똑같이 무난했다.


낙찰받은 집은 소유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예상과 달리 높은 이사비를 달라고 했다. 원하는 대로 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미 이삿날과 이사할 집을 정해놨다는 말에 혹했다. 


그때 눈앞이 번쩍였다.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저자 쿵쿵나리(이선미)님께서 알려주신 팁 하나가 생각났다. 원하는 날짜에 이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계약서와 집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 


다행히 무난하게 협상을 마칠 수 있었다. 미리 인테리어 견적도 받아놨다. 소유자가 이사하면 바로 인테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세팅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갔더니 싱크대 천장에 누수자국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너무 놀라 집 근처에 있는 누수업체에 연락했다. 위층에서 방수처리가 되지 않은 베란다에 세탁기를 놓고 썼단다. 싱크대도 오래됐고.  


위층 세입자에게 집주인의 연락처를 물었다. 연락 안한지 3년이 넘고, 오래돼서 어느 부동산에서 계약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계약서도 잃어버렸단다. 이후 전화를 피했다. 


방법은 다 있다. 등기부등본을 떼어 윗집 소유자의 주소를 파악한 뒤 내용증명을 보냈다. 5일 정도가 지나 드디어 연락이 왔다. 


"어디 젊은 사람이 내용증명으로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드냐"부터 법대로 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말 법대로 해버릴까 했지만, 아내분이 따로 연락을 주셔서 협상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이후 인테리어 사장님과 상의 끝에 올수리 후 시세보다 월세를 높여 받다가 매도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고 공사를 진행했다. 



수리 후 내놓은 부동산에서는 부정적인 말만 반복했다. 처음에는 조언이라고 생각했으나, 손님들에게 물건은 보여주지 않고 잔소리만 하는 분들도 많았다.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끝내 원하는 가격에 월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부동산 앱을 통해 연락이 왔는데, 결국 부동산에서도 주관적 경험에 의해 물건을 판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종 수익률은 40%정도. 목표와 달리 실투자금은 1천만원 정도 묶여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이라 실수도 많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경매의 한 사이클을 겪어 볼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첫 물건이었다.





위 글은 행복재테크 칼럼니스트 부자되는세상의 경험담을 재편집했습니다.


<부자되는세상님 투자스토리 보러가기>



<행복재테크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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