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서 해방되기_누구나 할 수 있는 말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는 말

 이별이 끝난 후 그 사람이 꿈에 나오지 않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그 사람과 갔던 곳을 다시 갔을 때 아무렇지 않기까지는 1년, 그리고 그 사람 이야기가 나와도 평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는 1년 6개월.

 그동안 그 사람은 나에게 평생 못 잊을 사람이었다가, 하루빨리 기억에서 지워야 할 존재가 되기도 했다. 내 심장의 반쪽이었다가 천하의 죽일 놈이 되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나는 그 모든 시간을 맨 정신으로 견뎌야 했다.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시간이라고들 한다. 누구나 하는 말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 말만큼 정확한 것도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누군가 내 살점 한쪽을 뜯어가는 것만 같은 괴로움, 평생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죽음과도 같은 두려움은 이제는 희미한 기억이다.

 이제는 달콤한 말과 행동으로 마음이 부풀어오를 일도,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잡고 걸을 일도 없지만 가시 돋친 말에 마음이 다칠 일도, 추운 겨울 혼자 눈물을 흘리며 거리를 헤맬 일도 없다. 달콤한 말은 나를 다독이며 스스로 하면 될 일이고, 차가운 손은 주머니에 꼭 넣고 다녀도 문제없다. 누군가가 존재했을 때의 설렘보다, 오롯이 혼자가 되었을 때의 평안함이 훨씬 더 크다면 당신의 이별은 잘한 일이 된다.

 그리고 관계가 정리된 후 돌아보니 혼란한 소용돌이 그 자체이던 그 사람과 나의 관계는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이었고, 곁가지들이 다 치워진 자리에서는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나는 선명하게 남은 줄기를 보며 이전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이별의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명료한 것을 그때는 왜 미처 몰랐을까.

 이별은 결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떠밀리듯이 하게 되더라도, 갑작스럽게 당하게 되더라도 끊임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인생의 단추들은 내가 채우지 않아도 저절로 채워지게 되어 있다. 모든 단추들은 이유가 있고, 시간이 흐르면 당신은 그 이유를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저,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만 주면 된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당신도 할 수 있는 일

이별에서 해방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