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서 해방되기_주파수 93.5
당신-낯선-당신
왜,
주파수 맞는 사람들끼리는 딱 통한다구 하잖아요?
당신이랑 내가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잡히던 전파가
치지직 지지직
소리가 잡히기 시작하더니
이게 뭘까? 하는 순간
그 어느 순간 딱.
우리는 마치 하나의 파동처럼 이어졌잖아요.
그전엔 당신이라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평생 존재 하는지도 몰랐는데 말이에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몰랐던 이 낯선 사람이
나의 사람이 되었구나. 얼마나 편했던지요.
나는 마치 내가 발 뻗고 누울 자리를 찾은 것만 같았어요.
여기가 내 자리다!
우린 수많은 파동을 오르락내리락
많은 시간을 함께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나는 몰랐어요.
잡음 없이 맑다고 생각했던 소리에서도 미세한 균열은 있었다는 걸요.
치칙, 치직. 그 작은 소리.
'작다고 생각'했던 그 소리.
그 소리가, 결국은 큰 파도가 되어 우리의 파동을 산산이 흩뜨러트리고 말았지요.
낯선 사람은 다시 낯선 사람이 되었어요.
왜, 주파수 맞는 사람들끼리는 딱 통한다구 하잖아요?
당신이랑 내가 그랬던 것 같아요.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