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간을 휘게 만들며 그 결과가 우리가 느끼는 중력이다.”_Albert Einstein
하루하루 가는 시간이 아쉽다. 뭘 할까 고민 중에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슈테델 미술관을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위치한 여러 박물관과 미술과 문화 유적지를 1년 동안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가족권이 있길래 바로 질렀다(150유로).
어느 순간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미술관을 가서 나의 마음이 풍족해지는 경험을 한 뒤로 이런 지출은 아깝지 않게;; 더 정확히는 덜 아깝게 되었다.
그리고 그 티켓을 마수걸이한 오늘. 정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니, 왜 이렇게 싸지? 엄밀히 말하면 좋았다.
고귀한 예술을 마주하고 티켓값을 논하는 것은 불경스러우나, 예술이야 말로 현대 사회에서 너무나 Money 스럽기 때문에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다.
슈테델 미술관에는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중세부터 바로크, 인상주의, 모던, 컨템퍼러리 시대 순으로, 또 작가의 모음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특이했던 점이 하나가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보면, 설명뿐만 아니라, 그 작품이 어떻게 슈테델 미술관에 전시가 될 수 있었는지, 한 마디로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가 나온다.
우리도 누군가의 좋은 차를 보면, 좋은 집을 보면 어떻게 저걸 손에 넣을 수 있는 돈을 벌었는지가 더 궁금하지 않은가?
난 항상 미술관을 나오면서 하는 버릇이 하나 있다.
그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프린팅 되어 있는 엽서를 산다.
오늘은 프랑크푸르트의 스타 괴테의 초상화로 구입했다.
고백하건대, 괴테의 책은 아직 손도 못 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조차 읽다가 덮었다. (언젠가 완주하고 말리라!!)
미술관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가슴 뛰게 한 작품들도 꽤나 많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 가장 울림을 줬던 것은 작품이 아니라 장면이었다.
오늘 아침에 아내 출근길에, AI 때문에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주식이 곤두박질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주고받은 이야기가 '그 AI가 꼭 필요한 건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Fast Moving 세계에서 발버둥 치고 있지만, 잠깐 와서 살고 있는 이곳에서 그 따위(라고 표현해서 미안하다.) 것이 필요한 걸까'라고 되물은 대화가 저 장면과 오버랩이 되었다.
꼭 우린 AI 시대로 가야 하는가.
꼭 엄청한 첨단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
그 기준으로만 이곳 유럽을 도태되어 가고 있다고,
우리 마음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가 미술관에 가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이유는, 내가 굳이 귀찮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려운 단어를 번역하며 그 그림의 설명을 찾아보는 것은 그림이 주는 스토리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마치 그의 멋진 차와 그녀의 멋진 집보다도 그것을 어떻게 손에 쥐게 되었는지 그들의 스토리가 궁금한 것처럼 말이다.
앞서가고 뒤쳐진다는 것. 마치 중력 같은 것이다.
봉팔 인
#슈테델미술과 #상대성이론 #프랑크푸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