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3일의 이야기
6월 27일에 일기를 쓰지만 이 내용은 103일이 되던 날의 이야기다. 약속일자는 6월 21일이었고 6월 20일에 일기를 쓰고 나서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에게 이력서를 다 쓰지 않으면 약속에 갈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더니 최대한 많이 쓴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다 오후에 갑자기 모임을 안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와우. 너무 놀라서 나는 매주 수요일에 가는 러닝모임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잘 안 써진다면서 내일도 써야겠다고 하더라. 사실,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은 이미 써둔 이력서랑 경력기술서가 있어서 나는 도대체 뭘 보탠다는 건지 몰랐었다. 그냥 하루 만에 회사별로 이메일 안내된 거로 후다닥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ㅋㅋㅋ 헤유!
그러다 결국 6월 21일이 왔고 오전과 오후 내내 연락이 없더니 엄청 많이 썼다고 회기를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렇다. 역시 이변은 없었다.
사실, 6월 20일 오후에 안 가야겠다고 했을 때도 내 마음은 솔직히 기특함 40%, 결국 가겠지 60% 였다. 내가 8년 연애했는데 그를 모르겠는가. 그리고 이럴 땐 "정말 약속에 안 가겠구나!"를 생각하면 내 마음만 속상하다. 저렇게 말은 했지만 내일 일은 또 내일 가봐야 아는 거고 다 써서 간다고 할 수도 있고 다 쓰진 않았지만, 친구들이 계속 나오라고 불러서 나갈 수도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래서 난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는 편이다. 그래야 덜 실망한다. 역시나 6월 21일이 됐고 많이 섰다며 다녀왔고 12시 조금 넘어서 들어왔다. 남편도 스트레스받겠지. 더 일찍 못 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쿨쿨. 많이 썼다는 부분이 얼마나 썼다는 건지 궁금했지만 넘어갔다. 이변은 없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