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사를 했다.(19) - 상담, 장대비, 포토북

D+125일의 이야기

by 키위열매

화요일(7월 11일)에는 퇴사한 언니에게 마음을 털어놓았으나 언니는 이제 막 50일 넘긴 아이를 외벌이로 키우고 있어서 "내가 더 문제다"라고 했다. 역시 각자가 놓인 처지가 제일 힘든 법인가 보다. 언니는 끝으로 조급해질 때마다 "사람이 미래다."를 3번 주문 말하듯 되뇌라고 했다ㅋㅋㅋ 내가 3시간마다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고 하니 3시간마다 아이 상태 체크하는데 그럴 때마다 연락해 주냐고 하길래 됐다고 했다. 아기 보고 싶다고 하니 놀라오라길래 좋은 소식 들고 찾아간다 했다.


별다른 업데이트 사항은 없다. 어제(7월 12일)에는 둘 다 카톡에서도 의미 없는 대화만 오가고 하루 종일 말이 없길래 기다려보니 오후 9시 30분이 넘어서였나 새로 뜬 공고들 쓰느라 이제 마무리했다는 카톡이 하나 왔었다. 그래... 남편도 열심히 쓰고는 있다.


남동생에게도 어제 남동생 결혼 준비 얘기하다가 상황을 털어놓았다. 사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던 것.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거고 없다가도 있는 것인데 열심히 하고 있는 건지 잘하고 있는 건지 서류를 어디에 넣고 있는 건지 면접 전날에도 유튜브만 보고 있는 걸 보고 답답해서 그러는 거였다. 남동생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마음을 비워놓으라 하지만 놉! 그럴 수야 없다. 그리고 연애시절 공무원 시험 준비로 보낸 4년 간 힘들었는데 다시 또 그 생활을 하는 것 같다. 그때는 적어도 각자 비용을 냈고 지금은 결혼을 했다는 큰 차이점이 있지 않나? 흠.


남편과 내가 주고받은 월요일(7월 10일) 카톡을 보고 있으니 너무 웃기고 슬펐다. 종일 내리는 비 얘기로만 둘이 대화를 이어갔기 때문. 친구에게 얘기하니 "야 비라도 안 내렸으면 어쩔뻔했어" 라는데 참.. 속상쓰


오늘 일기를 쓰는 이유는 꿈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이다. 로또라도 사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숫자가 여러 개 나오는 꿈이었는데 내가 로또 번호인 줄 알고 하나씩 기억하려고 하자 기억하려고 하면 기억할수록 사라졌다. 로또를 살지 말지는 고민해 봐야겠고.


너무 생생해서 꿈에서 깼을 때 눈물이 고여있던 꿈이 있다. 거실에 앉아서 남편과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A4 사이즈 보다 더 큰 두꺼운 앨범을 꺼내면서 한 번 보라고 하더라. 그동안 우리 추억이 담긴 앨범이었고 본인이 만들었다고 했고 앨범 표지에는 남편이 쓴 손글씨가 빼곡히 들어가 있었다. 아마 첫 문장만 읽고도 눈물이 고여있던 것 같다. 늘 웃음기 많던 내 얼굴에 본인 때문에 수심이 가득하고 걱정이 많아졌다는 등등 일부 문장만 기억이 난다. 표현을 해주니 진짜 좋다. 이럼서 눈물이 터질랑 말랑하는데 "딱" 하고 깼다. 꿈! ㅜㅜ 꿈은 무의식이 반영된다고 하던가. 차라리 남편이 먼저 다가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간 건지 참 기억에 남는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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