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PT 없이 헬스 하는 7가지 전략

"피티가 없어도 운동한 티는 낼 수 있다!"

by 똥이애비

나는 6년이란 기간 동안 헬스를 해오면서 내 돈을 주고 PT를 받아본 적이 없다. 처음 헬스라는 운동을 접할 때 군대 후임을 통해 근육 쓰는 법과 기구를 다루는 법, 운동 자세 등을 배웠다. PT를 받을 때처럼 정성스럽게 배운 건 아니지만, 그 친구와 함께 헬스를 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재미를 붙였었다. 사실 근육을 만드는 것은 처음 시작하는 1년이 가장 쉽고, 그 기간 동안 꾸준히만 하면 근육량이 급격히 상승한다. 그러다 2, 3년이 지나서도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량 증가도 점차 포화 곡선을 그리게 되는데, 이 때는 다른 방향으로 운동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헬스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어쨌든 처음 헬스라는 종목을 접한다면, PT는 안 받더라도 나보다 먼저 헬스를 접한 사람과 함께 운동하는 게 좋다. 그에게 조금씩 배우고, 본인은 그의 운동 보조를 해주면 상부상조가 된다. 그러면서 헬스라는 운동이 나와 맞는지,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고, 욕심이 생긴다면 그때 PT를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PT는 확실히 돈을 내고 하는 만큼 전문적인 트레이너가 1:1로 붙어 본인의 운동 수행 능력을 한껏 올려준다. 그러니 여유가 있고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PT를 몇 달 간이라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확실히 PT 없이 헬스를 하는 것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근성장을 이뤄낼 수가 있고,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게끔 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사정 상 PT를 받을 수 없는 상황, 예를 들어 PT를 받을 만한 여윳돈이 없거나, 운동에 돈 들어가는 걸 극히 꺼려하는 배우자가 있거나, PT 받는 것이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좀 더 돌아가더라도 스스로 운동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지금부터 내가 6년간 PT 없이 헬스 하면서 얻은 노하우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스스로 배운다

PT를 받지 않는다는 건 결국 내 발로 헬스장에 가서 스스로 스트레칭을 하고, 기구들과 씨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정말 내가 처음 하는 초보자라면 헬스장에서 무료 PT를 한 번 신청하거나, 운동을 좀 해 본 사람과 함께 헬스 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에 헬스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한 둘쯤 있을 텐데, 닭가슴살이나 프로틴 바를 몇 개 사들고 가서 도움을 요청해보도록 하자. 그들은 단백질이라면 사족을 못쓰기 때문에 흔쾌히 허락할 수도 있다. 그렇게라도 헬스장에 있는 기구들의 사용법을 한 번씩은 대략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렇게 자세를 익히고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잠들어 있던 근신경계를 살살 깨우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고수들에게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쥐어주며 운동을 배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좋은데, 고수들은 초보자와 운동하는 게 레벨이 맞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가르쳐주고 자기 운동을 하러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때부턴 스스로 배워야 한다. 요즘 헬스 유튜버가 대세이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좀 만 찾아봐도 양질의 운동 강의가 굉장히 많다.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유튜버로는 운지기, 양선수, 권혁, 흑자, 말왕 등이 있다. 이들 채널을 구독하여 운동 자세를 많이 배웠다. 또한 헬스장에서 운동을 꽤나 한 것 같은 사람을 찾아 염탐하며, 어떤 자세로 어떻게 운동하는지 살펴본 뒤 그가 자리를 옮기면 따라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이미지 트레이닝한다

어떤 연구결과에서는 머릿속으로 운동하는 것을 상상만 하더라도, 칼로리가 소모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PT를 받지 않는 경우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자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나도 심할 때는 회사에서 일하다가도 팔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마치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모션을 취해본 적이 있다. 걸을 때도 근육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힘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느껴본 적도 있다. 이렇게 몸을 움직일 때 어떤 근육이 참여하는지, 힘이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전달되는지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상태로 헬스장에서 실제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좀 더 내가 원하는 부위에 자극을 유도하기가 쉬워진다. 그렇기에 헬스장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쉬는 시간에 헬스 유튜브를 보면서 운동 자세를 허공에 시도해보는 것도 이미지 트레이닝에 좋다고 볼 수 있다.


3) 나만의 프로그램을 짠다

PT 없이 혼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나만의 목표를 설정해서 프로그램을 짜보는 것이 꾸준히 운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헬스를 한다. 하루는 가슴과 등을 묶고, 다른 날을 하체와 어깨를 묶어서 웨이트를 한다. 그럼 이틀 만에 전신을 고루 운동할 수 있다. 이를 2분할 운동법이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이전보다 헬스장을 자주 못 가는 상황이기에 분할 수를 줄였다. 헬스장을 주에 5회 이상 갈 수 있다면, 3분할이나 4분할 운동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결국 일주일 단위로 내 몸을 부위 별로 나누어 운동함으로써 오늘 사용한 근육은 다음 날 쉬어주며, 골고루 전신을 운동하는 아주 효율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전략이다. 아주 초보자라면 분할을 나누지 말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전신을 한 번에 운동해주는 무분할 방식도 좋다. 이는 근신경계 발달에 더욱 집중하는 운동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나의 몸 상태,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나만의 헬스 프로그램을 짜 보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수정해 가며 운동을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4) 영상으로 촬영해본다

혼자서 열심히 유튜브를 보고 배우거나 옆사람을 따라 해 봐도 내가 원하는 부위에 자극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우선은 운동을 할 때 눈앞에 놓인 거울을 보며 내 자세가 유튜브에서 배운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팔꿈치를 너무 들었는지, 손목이 꺾여 있는 건 아닌지, 허리가 너무 굽은 건 아닌지, 좌우 대칭이 맞는지를 하나씩 따져보며 자세를 수정해 나가도록 한다. 거울을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핸드폰 영상으로 촬영해보는 것도 좋다. 내가 어떤 자세로 운동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유튜브로 봐온 자세와 얼마나 다른지를 한눈에 확인해 볼 수 있다. PT를 받으면 즉시 틀린 자세를 고쳐주지만, 우리는 PT 없이 스스로 운동을 하기에 이런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오랜 기간이 걸려도 천천히 내 몸과 대화를 해가며 운동과 익숙해지면, 그동안의 모든 과정이 나의 자산이 되므로 이후부터는 더욱 수월하게 내 몸을 잘 다룰 수 있게 된다.


5) 기록한다

PT를 받는 경우 트레이너가 주기적으로 인바디를 측정해주고, 운동 종목과 횟수, 무게를 기록해준다. 그래서 다음에 운동을 할 때는 이전에 기록한 것보다 운동 수행 능력이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더욱 의지가 불타고,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운동량을 기록하는 이유는 근육이 성장하는 데 있어 '점진적 과부하'의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점진적 과부하란 말 그대로 근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원리인데, 운동 기간이 늘어갈수록 점진적으로 수행 능력을 늘리기가 쉽지가 않다. 수행능력이 정체되면, 근육의 성장도 정체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경우에 최대한 운동 수행 능력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요즘 헬스 관련 앱을 찾아보면, 운동 종목에 따라 무게와 횟수를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어플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틈틈이 기록해가면서 일주일 전 또는 한 달 전의 나의 기록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점차적으로 무게와 횟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스스로 점검해 보면 훨씬 더 빠른 근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주기적으로 전신사진을 찍는다거나, 인바디를 재면서 기록해 나가면 성장하는 재미를 느끼며 PT 없이도 스스로 헬스장에 자주 출입하게 되는 기적이 발생하기도 한다.


6) 부상을 항상 조심한다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경우 항상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앞서 말한 방식으로 자세가 어느 정도 세팅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한순간에 자세가 틀어지거나, 일시적으로 힘이 빠져 부상을 초래하는 경우가 생긴다. 주로 어깨, 허리, 손목, 무릎을 조심해야 한다. 운동하기 전에 꼭 적절하게 동적 스트레칭을 해준다. 그 방법도 유튜브에 잘 나와 있으니, 유튜브를 틀어놓고 동 전 10분간 만이라도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도록 하자. PT를 받지 않아 남은 돈은 손목 보호대 또는 무릎 보호대 등 관절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하는 데 사용하도록 한다. 한 번 사면 최소 1년 이상 쓰고, 비싸지도 않으므로 하나씩 구비하여 부상을 방지하면 그 효과는 훨씬 크다.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욕심을 버리고 가볍게 몸을 풀어준다는 생각으로만 운동하도록 하자. 그 하루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혼자 꾸준히 운동하려면 항상 부상을 염려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7) 즐긴다

내가 PT 없이도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헬스, 즉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력에 빠져 스스로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기록을 하지 않아도, 헬스장에서 무거운 것을 들며 땀을 흘리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 때문에 몸이 어떻게 변하든, 수행 능력이 정체되어 있든 상관이 없다. 그저 그 트레이닝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즐거우니까 더 알고 싶고, 더 찾아보고, 더 재밌는 방식을 찾으며 운동하다 보니까 6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헬스라는 종목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나만의 재미 요소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 요소는 개인마다 다양하다. 헬스장의 리드미컬 한 음악이 좋아서,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좋아서, 근육이 찢어지는 느낌이 좋아서, 멋있게 땀 흘리는 마초 같은 그가 좋아서, 숨이 차오르는 게 생동감 있어서, 꾸준히 성장하는 내 모습이 좋아서, 거울에 비친 나의 펌핑된 근육과 핏줄이 멋져서 등 운동을 꾸준히만 할 수 있는 그런 즐거운 동기는 언제나 환영받을만하다.


지금까지 7가지 정도로 PT 없이도 헬스 할 수 있는 전략들을 살펴보았다. 내가 6년간 PT 없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었던 노하우이기도 하다. 이렇게만 하더라도 대회 나갈 정돈 안 되겠지만, 누가 보더라도 운동한 티가 날 수 있게끔은 유지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식단과 관련된 얘기는 미처 하지 못했는데, 다음 글에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필수적인 식단에 대해서도 다뤄보도록 하겠다. 어쨌든 PT를 받는다는 건 지름길로 빨리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 글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PT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본인만의 목표를 위한 지름길은 아니더라도 샛길로 갈 수 있는 전략이라고 확신한다. 혼자서 꾸준히 헬스를 해나간다면 한 번쯤 참고 삼아 실천해보기를 바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헬스에 중독된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