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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Jan 28. 2023

아빠의 육아스트레스 관리법

"아빠를 위한 육아는 곧 아이를 위한 육아다"

  요증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많아지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받는 아빠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주말이나 연휴가 다가오면 아이와 뭐 하고 놀아줄지가 회사에서 커피 마시면서 나오는 주된 얘기들 중 하나이다. 서로 아이와 놀기 좋은 장소들을 공유해 주면서  육아의 어려움을 함께 해소한다. 주변 육아 선배님들로 예상해 보건대 대략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듯하다. 그렇다면 난 5년 정도는 빼도 박도 못하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공유해야 하겠다. 물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하다. 아이가 커가며 스스로 하나씩 혼자 할 줄 아는 모습을 보이면, 부모로서의 성취감과 아이를 향한 대견함이 공존하며 큰 기쁨을 맛본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심장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심신이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몸과 정신의 스트레스는 양질의 육아 활동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풀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몸이 지치는 순간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더 많아지는 듯하다. 아빠는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며, 예전 같지 않은 체력 저하를 상당히 느끼는 데 반해, 아이는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더욱더 강건해진다. 건강하고 튼튼한 모습이 좋긴 하지만, 아빠로서 아이의 체력이 감당이 안될 때가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주말 아침에 평일동안의 피로를 풀기 위해 좀 더 자고 싶은데, 아침 댓바람부터 놀아달라고 깨우는 아이가 야속할 때도 있다. 아이로서는 아빠가 주말이라 회사를 안 가니까 빨리 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억지로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하지만 아직 피로는 누적되어 있는 상태다. 또 다른 고비는 야외 활동을 나갔는데, 아이가 동물이나 사람들을 보고 무서워하는 경우다. 아이는 이때 안아달라고 보채는데, 아이 몸무게가 이제 14로를 넘어간다. 안아줬다 내려줬다를 반복하는 건 마치 헬스장에서 데드리프트를 하는 효과와 같다. 그렇게만 하면 다행인데, 안아서 이동해 달라고 요구하면, 14킬로를 안은 채로 20~30분 정도를 힘겹게 걸어 다닌다. 도저히 팔이 떨려와서 잠시 쉴 겸 아이를 내려놓으면, 아이는 또 안아달라고 보채기 시작한다. 이때 아빠는 딜레마에 빠진다. 앞으로 아이를 안아줄 시간이 얼마나 되겠냐는 회유와 안아주면 계속 버릇되고 아빠의 체력도 아낄 필요가 있어서 울어도 어쩔 수 없다는 강압이 머릿속에서 부딪친다. 둘 다 해봤지만 그래도 더 안아주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육아를 하면서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은 결국 마음속의 여유를 사라지게 만든다. 아이의 작은 떼부림에도 아빠는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가 동반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회사에서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왔는데, 아이가 반겨주는 것도 잠시 아빠에게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해주지 않으면 바닥에 뒹굴며 울어 재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정신적인 피폐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육아로 인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많다. 밥을 잘 안 먹을 때,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어린이집에서 다치고 왔을 때, 변비가 심할 때 등등 걱정과 염려가 지속되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물론 엄마도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받고 있거나 더 큰 경우도 많겠지만, 유독 아빠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지 못하고 속으로 삼키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러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터질 수가 있으니, 조금씩 쌓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본인만의 방식을 찾아보도록 하자.


  나 같은 경우엔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 데까지 오래 걸렸다. 별 일 아닌 일에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소리치는 것은 내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증거다. 이렇게 아이에게 화를 전가시키기 전에 나의 정신적 스트레스 레벨이 100이라고 봤을 때 70~80까지 올라가는 순간 스스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먼저 육아동반자인 아내에게 얘기해서 스트레스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벗어나는 게 좋다. 그 자리에서 이탈하여 혼자 있는 시간을 좀 갖도록 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책이나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도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좋고,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영상,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스트레스 레벨을 낮춘 뒤 다시 육아에 참여하면 아이의 떼부림도 여유롭게 받아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한계에 달했음에도 아내 없이 아이와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 경우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는다면, 아이에게 "아빠, 진짜 힘들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좀 풀리기도 하고 아이가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기도 한다.


  아이가 아빠의 스트레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이에게 아무리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경우에는 몇 가지 최후의 방법이 있다. 첫 번째로 아이가 혼자 집중할 수 있는 활동으로 유도한 뒤 스스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를 틀어주거나, 레고 놀이를 하도록 하면 최대 한 시간 정도까지도 여유가 생긴다. 이때 조금 쉬거나 아빠만의 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좀 풀어준다. 두 번째로 아이와 함께 본인이 좋아하는 활동을 한다. 지금껏 아이에게만 맞췄다면, 한 번쯤은 아빠 위주의 활동을 아이가 따라가 보는 것이다. 아빠가 좋아하는 전시회나 공연을 아이와 함께 가서 스스로 영감을 얻고, 아이에게 설명해 주는 것도 좋겠다. 각보다 아빠가 즐기면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아쿠아리움, 동물원, 자전거 타기, 공차기, 고양이 카페, 수영장, 눈썰매, 낚시 같은 것들이 아이와 함께하기 좋았다. 마지막으로는 아이를 잠시 맡기는 방법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근처에 살고 있다면 잠시동안 도움을 구하고 아빠만의 시간을 확보하거나, 돈을 좀 쓰더라도 미술, 과학, 체육 등 체험형 수업에 등록하면, 최대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긴다. 단, 아이만 들어갈 수 있는 수업이면 더욱 좋겠다. 그 시간 동안 아빠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자.


  결국 아빠도 육아를 하다 보면 언제든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이를 참고 버티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나 가족에겐 이성보단 감성이 앞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부정적 감정이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엄마보단 아빠의 스트레스가 표출되었을 때 과격한 방식으로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여지가 크다. 그러므로 아빠의 육아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이를 풀어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건 건강한 가족 관계 유지에 필수적이다.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너무나 많은 걸 직접 해주려는 마음은 살짝 내려놓자. 그리고 그 시간에 아빠도 아빠 스스로를 좀 챙겼으면 좋겠다. 앞서 내가 얘기한 아빠 육아 스트레스 관리법 외에도 스스로가 좀 더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들을 잘 찾아보도록 하자. 아빠를 위한 육아가 곧 아이를 위한 육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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