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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Sep 11. 2022

공무원 아내와 함께 살면서 좋은 점 3가지

feat. 결혼 6년 차 부부 이야기

  나는 공무원 아내와 살고 있다. 함께 산 지 6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녀는 10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으며, 우리 딸을 키워오는 동안 1년 반 정도 육아 휴직을 했다. 그리고 근에 다시 복귀하여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나름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에 이 글을 통해 공무원 아내와 함께 살면 좋은 점을 다뤄보고자 한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는 공무원을 기피하고 있고, 이미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들도 스스럼없이 퇴사를 결정한다. 그만큼 젊은 세대에서는 공무원의 경쟁력이 점차 없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난 아내가 공무원 생활을 유지하도록 응원하고 있다. 그만큼 난 공무원 아내의 장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 휴직의 자유로움, 그리고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것 굉장히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요즘 내가 속해 있는 민간 기업도 엄마에게는 1년의 육아휴직이 당연해져 있지만, 그 이상의 기간 동안의 휴직은 특별한 유가 있지 않는 한 신청하기 어렵다. 공무원은 육아 휴직이 3년이나 가능하다. 아직 1년 반이 남아 있다는 뜻이고,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점에 쓰려고 마음먹고 있다. 내가 속한 민간 회사에서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엄마들에게 다른 업무를 맡긴다거나, 고과에서 안 좋은 평가를 주면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소식이 이따금 들려온다. 민간 기업은 공무원 조직이랑 다르게 세부 직무가 보통 정해져 있고 그 직무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커리어를 쌓는다. 그렇기에 복직한 엄마들에게 다른 업무가 주어진다는 것은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며, 그전에 쌓은 커리어를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 엄마는 다르다. 애초에 순환 업무의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거니와, 민간 기업만큼 세부적인 직무의 전문성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복직하기 전 자리를 잘 알아보고 간다면, 충분히 복귀 조직에 연착륙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장기간 근무할 확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애초에 결혼하기 전 아내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왜 공무원이 되기로 결정한 거야?" "나는 여성이 스스로 오랜 기간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오래도록 정년까지 다니려면 공무원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훌륭한 마인드이다.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지만, 공무원 엄마는 정년과 연금 생각에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그동안 짜디 짠 월급으로 젊은 시절을 버틴 것은 결국 오랜 시간 해 먹기 위해서임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장, 단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한 문장으로 나타낸 글을 본 적이 있다. "공무원의 장점은 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저 놈도 오래 다닌다는 것이다." 그만큼 너도, 나도 오래 다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에 내가 다니는 민간 기업만큼 퇴사라는 단어가 쉽게 뇌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래도 장기간 근무하게 될 테고, 우리같이 한 푼이라도 아쉬운 가족에겐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장점은 사회적 정책과 복지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나처럼 민간 기업에서 쭉 일해 오면, 바쁘다는 핑계로 정책과 복지에 관심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은근히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내가 공무원 생활을 하며 직, 간접적으로 얻은 정보들을 우리 가족에게 전파해주었다. 부동산 정책 관련된 업무를 할 때는 우리 부모님의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노인 복지 관련된 부서에 있을 때도 우리 부모님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강추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여러 시설들과 상담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들을 들고 왔었다. 하는 일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보다 훨씬 정치, 사회, 복지, 법 등의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고, 그중 우리 가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발췌해주었다. 공대생으로 졸업하여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 아내는 나의 부족한 면을 과감히 채워주었다.


  공무원 아내와 함께 살면서 내가 생각하는 장점을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나도 아내를 통해 공무원 사회와 문화를 건너 듣곤 하지만, 분명 이보다 더 큰 장점이 있을 수도 있고, 물론 내가 생각지 못한 단점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아내와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봐왔고, 이러한 가치가 공무원과 결혼을 고민하거나, 공무원이라는 직업으로 앞으살아가기가 버거울 거라 예상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운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공무원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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