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호기롭게 계획 세웠던 일들을 한 달이 막 지난 지금 시점에서 얼마나 해나가고 있을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로 주로 재테크 공부, 자격증 준비, 운동, 영어, 독서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자기 취향에 맞게 다양한 활동들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을 테다. 나 같은 경우는 역시나 직장인답게 운동, 영어, 독서, 글쓰기를 자기 계발로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너무나 뻔한 것들이지만, 이 뻔한 것들을 꾸준히 실천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회사 출퇴근, 업무, 야근, 회식 등으로 직장 생활에서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의지가 있지 않으면, 계획한 것들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매우 고단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아, 이거 해야 하는데...'라며, 마음의 짐만 점차 쌓여갈 뿐이다.
다양한 자기 계발 중 나는 7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헬스라는 운동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헬스는 누구나가 쉽게 접근 가능한 운동 종목 중에 하나이다. 운동 목적에 따라 헬스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될 수 있고, 다이어트 또는 심폐지구력 운동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목적으로 헬스장에 가고 있지만, 때때로 다이어트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이 헬스라는 운동은 철저히 자기와의 싸움이라서 꾸준히 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보통은 연초에 헬스장을 꾸준히 다닐 요량으로 6개월 또는 12개월을 한 번에 끊는다. 그래서 연초에는 어느 헬스장이든 사람들로 바글바글한데, 2~3달 정도만 지나면 조금씩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 7월 즈음 여름 맞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다시 헬스장에 활기가 돌다가 가을이 다가오면 연말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다. 나는 매년 이런 패턴의 헬스장을 굉장히 많이 보아왔다.
왜 헬스는 쉽게 접근 가능한데도 꾸준히 하기가 어려울까? 내 주변사람들 중 헬스를 하다가 그만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그들에게 대략 물어보면, 대답은 몇 가지로 수렴한다. 먼저, 재미가 없단다. 다른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몸이 바뀌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운동을 하다가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왜 내가 돈 내고 사서 고생하고 있지?'라며 소위 '현타'가 밀려온다는 것이다.두 번째로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고 말한다. 헬스장 등록비용도 그렇지만 제대로 좀 해보려면 헬스 장갑, 보호대 등도 구비해야 하고, 닭가슴살과 보충제도 챙겨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변에 기본적인 운동법이나 기구를 다루는 법을 알려줄 사람이 없다면, PT도 끊어야 하는데 이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체형 교정이나 마사지까지 가면 비용이 거의 고급 스포츠와 비등해진다. 마지막으로 헬스장에 갈 시간이 없어서 꾸준히 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헬스라는 운동이 접근이 쉽기 때문에 오히려 오늘 할 일 중에 후순위로 밀리는 듯하다.아침에 겨우 일어나서 회사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가족과 저녁 시간을 보내고 나면 운동은 제쳐두기 마련이다. 저녁 먹고 난 후 집안일을 좀 하고 나면, 에너지가 방전되어 도저히 헬스장에서 운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남는 시간 동안 정적인 활동만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위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연초에 계획했던 것처럼 꾸준히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도, 육아를 하면서도 7년간 꾸준하게 헬스장에 갔었던 이유와 그 방법들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나는 우선 어렸을 때부터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성향이었고, 헬스를 처음 접한 건 군대에서였다. 그러고 나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결혼 직후 30살부터였다.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해도 전문적인 PT를 받은 건 아니고 그냥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 동기는 별거 없었다. 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으면서 자유롭게 내가 원할 때 할 수 있는 그런 운동 한 가지를 취미로 갖고 싶었다. 그러다 욕심이 나서 내 몸의 기록을 남기고자 프로필 사진도 찍었지만, 지금은 그저 평생 헬스를 취미로 가져갈 생각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헬스장을 꾸준히 갈 수 있었던 방법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일상 속 운동 패턴 만들기(습관화)
바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운동은 뒷전으로 밀리고 결국엔 끈을 놓게 된다.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일상 속에 끼워 넣는 것이 빼먹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미다. 헬스를 기준으로 보면 직장이든 집이든 가장 가까운 헬스장을 선택하는 게 좋다. 그래야만 오다가다 쉽게 들를 수 있기 때문이고, 습관화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지 말고 헬스장에서 운동한 뒤 샤워하고 출근하는 패턴도 좋고, 회사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잠깐 운동하고 식사를 하는 패턴도 좋다. 일을 끝내고 회사 근처나 집 근처 헬스장에 들렀다 집에 가는 방법도 있다. 이렇듯 본인이 선호하는 방식을 찾아서 일상 속에 끼워 넣은 뒤 습관으로 만들어 두면, 헬스라는 운동을 그리 어렵지 않게 꾸준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헬스장 출입을 목표로 하기
헬스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특히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6개월 만에 대회에 나간다거나, 3개월 만에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거나, 한 달 만에 다이어트로 10킬로 빼겠다는 것 등이 있다. 이렇게 급격한 목표는 쉽게 변하지 않는 몸을 보며 스스로 좌절감만 키우고 결국 헬스라는 운동을 포기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일단 목표는 쉽고 간단하게 세운 뒤 조금씩 본인의 몸 상태를 점검하며 늘려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헬스장 출입 목표가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세 번은 헬스장에 출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막상 헬스장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열심히 땀 흘리는 본인의 모습을 거울로 비춰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를 하고, 그다음엔 내 몸 상태를 확인한 뒤 한 종목씩 배워나가는 걸 목표로 한다. 벤치프레스도 좋고, 스쿼트도 좋다. 정확한 자세와 기구 사용법을 익히고, 본인이 10개 정도 할 수 있는 무게로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수행한다. 그리고 다음번엔 10개 할 수 있는 무게를 점차 늘리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고 해 나간다. 이러다 보면 어느새 1년은 훌쩍 가있을 것이다.
헬스 메이트 만들기
본인만의 동기부여나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한다면, 헬스 메이트를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 주변에 한 두 명쯤은 헬스장을 주기적으로 다니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과 함께 헬스장에서 운동하자고 말해보자. 만약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PT를 받는 것도 꾸준히 헬스 하는 방법 중 하나다. 전문적은 운동법과 식단 관리와 운동 스케줄까지 관리를 해주면,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거금이 들어가니 돈이 아까워서라도 자주 가게 되는 이점도 있다. 이것도 정 어렵다면, 온라인 모임을 들어가서 오늘의 운동을 인증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헬스 메이트를 만들어 서로 의지를 북돋아주고, 관련 정보를 함께 나누다 보면 꾸준히 운동하기 쉬워질 것이다.
내가 꾸준하게 헬스장에 갈 수 있었던 방법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일상 속 운동 습관을 만들고, 목표를 작게 잡으면서, 헬스 메이트를 만드는 일은 누구나가 다 할 수 있다. 이 정도로만 해도 올해만큼은 꾸준히 헬스장에서 출석 체크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헬스라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틈나면 동네 산책 나가듯 그 발걸음을 헬스장으로 돌려보면 어떨까.
이렇듯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이 스스로의 장벽을 낮추어 쉽게 행동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쉬운 행동은 결국 꾸준함을 이끌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