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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하기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

"꾸준하고 여유 있게!"

by 똥이애비

나는 지금까지 7년 이상을 헬스를 해 오면서 주로 저녁 시간을 활용했었다. 회사 업무를 마무리하고 마음 편하게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었다. 다가 운동이 끝나면 밤이 되어 씻고 자느라 바빴기에 야식을 안 먹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잠도 더 푹 자는 것 같았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 동안 저녁 헬스를 즐겼고, 아침에 헬스를 하는 것은 나에겐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몸이 숙면에서 이제 막 깨어난 상태이므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근육이 놀라거나 힘이 별로 안 들어갈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침에 헬스장을 가는 것을 습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나의 상황이 아침에야 겨우 규칙적으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가정이 있고 아빠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는 금쪽같은 내 새끼가 있기에 평일 저녁에 집에 와서는 헬스장에 가는 발걸음이 굉장히 무거워진다. 심지어 큰맘 먹고 가려고 해도 아이가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나랑 놀아줘!"라고 말하는 순간 헬스장을 가려는 내 의지는 확 꺾여버린다. 주말 같은 경우는 밀린 집안 일과 육아로 인해 체력을 모두 소진해 버려 헬스장에 가기가 버겁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나도 휴식을 취해야 오후와 저녁 시간에도 아이의 떼를 아무 탈 없이 받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주일이 흘러가버리면 난 결국 헬스장 출입을 몇 년 간 못하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가정생활에 방해받지 않고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은 아무래도 아침밖에 없었다. 새벽에 좀만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을 떨면 1시간 정도 헬스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될 것 같았다. 부랴 부랴 회사 헬스장을 알아보고 등록하였다.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꽤 있기에 난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해야 했다. 대충 세수와 양치를 하고 닭가슴살과 바나나를 챙겼다. 머리를 감지 않았기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회사 앞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이른 시간이라 버스가 한적할 줄 알았는데, 몇 정거장 지나니 좌석이 꽉 찼다. 부지런한 사람이 세상에 참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회사에 도착해서 운동화를 챙기고 지하 1층 헬스장에 갔다.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나만 아침 운동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듯싶었다. 사람들은 날씨도 풀리고 봄도 찾아오고 있으니 겨울 동안 움츠러들어 있던 몸을 깨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숙면의 몸 상태에서 깨어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전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7시부터 시작한 운동은 8시까지 끝내고 샤워를 해야만 집에서 싸 온 닭가슴살과 바나나를 먹고 8시 반까지 사무실 자리에 도착할 수 있을 듯싶었다.


시간이 제한적이기에 부지런히 운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아침시간을 활용하여 규칙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것이기 때문에 2분할로 나눠서 운동을 수행하기로 했다. 가슴과 등을 하나로 묶고 하체와 어깨를 하나로 묶었다. 팔은 시간 날 때 가끔씩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아침 시간을 활용하면 대략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운동할 수 있을 것이고, 주말에는 아이가 허락해 준다면 집 근처 헬스장에서 가끔 한 번씩은 더 할 수 있으리라. 이러한 계획대로라면 헬스를 내 삶에 녹이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침 운동은 일어나서 몸을 충분히 깨우고 아침 식사를 한 뒤 한 시간 정도 소화를 시킨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하루의 신진대사를 끌어올려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실제로 아침 식사를 하기 전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게 직장인에게 더욱 현실적이다. 전 날 충분한 영양 공급과 7시간 이상의 숙면이 없었다면, 아침 운동으로 인해 하루 종일 피로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몸이 적응이 안 된 상태라면 더욱 그럴 것이지만, 점차 아침 운동 패턴이 익숙해지면 체력적으로는 더 나은 몸 상태를 보여 줄 것이다.



결국 헬스 하기 좋은 시간이란 본인의 상황에서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한 시간 정도 여유 있게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게 아침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중요하지 않다. 단지 좀 더 효율적으로 운동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식단을 통해 영양을 맞추고 충분한 소화와 휴식, 숙면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직장인인 우리들은 그저 일상에서 꾸준히 헬스장을 출입할 수 있는 패턴을 찾아 삶에 녹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주변에서 이렇게 하면 좋다더라, 저렇게 하면 좋다더라 하는 말까지 모두 고려하면, 운동하기가 더욱 부담스럽고 어려워진다. 그저 내가 규칙적으로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이 현실적으로 가장 운동하기 좋은 시간인 것임을 깨닫는 것만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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