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저히 어떤 목표에 맞춰 좋은 습관을 갖춰나가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주변 동료들을 관찰하면서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 즉, 강한 습관을 갖춘 직장 동료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다.십여 년 회사생활을 하며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왔고, 그중 내가 배울만한 습관들을 갖고 있는 이들이 꽤 많았다. 사람이 완벽하지는 않으니 단점이 있더라도, 강력한 습관으로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는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존경스러운 마음까지도 들었다. 이들 중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본 몇몇 인물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아침에 출근하기 전 헬스장에서 개인 PT를 받는 동료다. 새벽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이들도 물론 대단하다. 본인이 회사 생활하면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엔 아침과 저녁에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헬스장에 다니고 있는데, 이것조차 버거울 때가 많다. 더 대단한 인물은 앞서 얘기했듯 새벽부터 PT를 받으며 자신의 신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아침 출근 전에 회사 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동료가 보인다. 매번 아침 시간에 갈 때는 이 동료와 마주치곤 하는데, 몸 상태가 이미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PT를 통해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움을 넘어 무섭기까지 하다. 회사 그만두고 헬스장 차리려고 하나 싶어 물어보면, 그럴 일은 없고 자신의 신체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다른 동료는 자기의 취미생활을 제2의 직업 또는 부업으로 만든 사람이다. 이 동료는 사실 3년 후배인데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가끔씩 다이빙을 하러 국내나 해외를 돌아다니는 줄로만 알았는데, 후배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그저 취미로만 남겨놓지 않고 전문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퇴근을 하고 전문 교육기관에서 다이빙 강사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꽤 오랜 기간 회사 일과 병행하더니 이젠 자기도 당당히 다이빙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내게 말했다. 이제는 수강생들과 함께 본인의 취미활동을 돈을 받아가면서 하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보고 후배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여기서 내가 얻은 교훈은 취미로 만들어진 일상적인 습관도 직장인으로서 충분히 강력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강력한 습관을 갖춘 또 다른 동료는 은퇴를 앞둔 부장님이었다. 이 부장님은 회사에서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사신다. 그렇다고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는 것은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수시로 통화하고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본인이 업무를 하면서 함께 협업해 온 업체 사람들, 유관부서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전화하는 것을 대충 들어보면 사소한 일들까지도 빈틈없이 챙기는 것을 알 수 있다.
"어, 김 차장, 아들 이번에 수능 봤다며? 잘 봤대?"
"오늘 와이프랑 결혼기념일 아니야? 왜 아직도 일하고 있어?"
"그래, 나 내일모레 대전 출장 갈 일이 있어서, 들릴 수 있으면 들릴게!"
나도 경험해 본 일인데, 한동안 부장님의 카카오톡에 친구 추가가 되어 매일 아침마다 격언과 명언으로 채팅을 걸어오기도 하셨다. 처음엔 당황해서 감사하다는 답을 보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모두 그런 글을 받기만 하고 답장하는 이들은 잘 없었다. 그냥 우리에겐 흘려 넘기는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매번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글을 공유하고 안부를 묻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엄청나게 강한 습관을 갖고 계신 것이라 생각되었다. 분명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겠지만, 사회생활에서의 인맥관리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준다. 때로는 어색해서, 때로는 귀찮아서 못하게 되는 게 인맥관리인데, 이를 철저하고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은 존경받을 만하다. 결국 부장님은 은퇴하신 뒤 협력업체 두 군데에서 러브콜을 보내와 계약을 맺고 기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앞서 얘기한 세 명의 직장 동료들의 습관을 주로 관찰하게 된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아침 헬스 PT 하는 동료는 내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었고, 두 번째 취미를 전문화 한 동료는 내가 지금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맥관리 왕 부장님은 내가 제일 못하는 부분을 철저히 이뤄내셨다. 직장 동료를 보면서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나의 목표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었다. 굳이 맨 땅에 헤딩할 필요가 없다. 주변 직장인들의 표본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들 중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느낀 습관들을 발췌하여 내 직장인의 삶에도 적용해 보려는 시도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소개한 세 명의 인물들의 습관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습관이 개인의 성장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습관이 성장과 만나면서 강력해지는 것이다. 과거 존 드라이든이라는 영국의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나는 이에 더해 성장이라는 단어를 추가하고 싶다. 습관이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서는 성장이 있어야 하고 성장이 가능한 습관은 우리를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일상적 패턴의 습관이 아닌 성장하는 습관을 주변 동료로부터 찾아서 벤치마킹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