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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nomad Jul 11. 2024

유럽의 아침 식사




[QR] Coffee _BTS



어떤 문화 어떤 인종 어떤 나라가 잘 났다 못났다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의 차이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알프스 이남지역(햇볕이 좋은 지중해 :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튀르키예 등)의 식사 패턴과 이북지역의 패턴에 차이는 있지만 여기에선 이탈리아의 예를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아침식사는 에스프레소 한잔과 담배 한 모금이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서 11시경 간단하게 크루아상 한 개와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한다. 그리고는 오후 1시부터 통상 3시 정도까지(스페인은 2시부터 4기까지) '시에스타'라고 하는 점심 및 낮잠 시간을 갖는다. 관공서 및 은행이 주를 이루며 점심시간이 길다고 식사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는 오후 5시경 '낭랑하'라 불리는 오렌지 주스 한잔과 간단한 스낵을 먹으며 늦은 저녁식사 시간까지의 공백을 매운다. 저녁식사는 일반가정에서 8시 이전에는 거의 먹지 않는다. 8시 30분에서 9시 정도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짧아도 한 시간 반 정도 그 이상 식사 시간을 갖는다. 스파게티 혹은 피자 한판이 애피타이저가 되고 본 식사로 손바닥보다 조금 큰(14온스 이상) 고기(돼지, 양, 소고기)를 올리브유와 소금을 살짝 뿌린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뒤를 이어 생선이나 닭고기 정도를 더 먹기도 하고 디저트(케이크, 푸딩, 요구르트 등)를 먹는다. 중간에 포도주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음료가 된다. 이런 식으로 통상 저녁 11시는 지나야 식사가 끝나고 자정쯤에 잠이 들면 아침식사가 먹히겠냐는 것이다. 그러니 아침식사는 다시 부실해지고 점심과 저녁으로 식사량이 뒤쪽에 치중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예부터 부실한 아침식사를 크게 경계했다.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치면서도 아침식사를 거르면 온종일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여 밥에 국 심지어 찌개까지 차려먹고 나간다. 바쁜 아침 출근시간 회사 앞이나 지하철역 입구에서 김밥이라도 사서 챙기는 것이 우리 문화다. 점심식사는 12시 칼같이 챙겨 먹는다. 아침식사 주메뉴로는 면 종류보다는 밥을 더욱 선호한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먹는다. 1시간의 점심시간은 충분하다 못해 몇 가지 잡무를 처리할 만큼 시간 안배가 가능하다. 


저녁식사 경우엔 될 수 있으면 이른 시간에 하려 한다. 이유는 완전히 소화하고 잠자리에 들려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더없이 바람직하다. 위에 최소한의 음식물도 남기지 않으려는 건강상의 좋은 습관이다. 이 패턴으로 아침 햇살을 맞이하면 배가 고프게 되어있다. 그러니 다시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으려 한다. 유럽의 호텔식 아침식사는 보통 콘티넨탈 스타일과 잉글랜드 스타일 혹은 아메리칸 스타일로 크게 나뉜다. 물론 영국에서는 콘티넨탈 스타일과 잉글랜드 블랙퍼스트로 나누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건 콘티넨탈 스타일은 빵 몇 종류와 약간의 쨈과 버터 그리고 커피 혹은 주스와 우유 한잔이 끝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은 몇 종류의 치즈와 햄 빵류 과일 주스 커피 시리얼 우유와 결정적으로 따뜻한 스크램블과 소시지 그리고 삶은 달걀이 추가된다.


아메리칸이든 콘티넨탈이든 한국인의 아침식사량은 유럽 호텔 직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이유는 많이 먹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준비된 모든 것을 빼놓지 않고 맛을 본다. 그리고 그중에 괜찮은 맛의 무언가가 있으면 한 번 더 먹게 된다. 음료도 마찬가지로 종류별 각 한잔씩 기본적으로 맛을 본다. 


우리도 그들을 그들 또한 우리를 알고 있는 듯해도 결코 이해의 폭이 넓지 않다. 대항해시대 이후 500여 년이 지나고 운송수단의 발달로 12시간이면 지구촌 어지간한 곳은 도착할 수 있는데도 아직도 서로의 문화적인 습관을 이해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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