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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현 Jul 29. 2021

정갈하게 개어진 새 수건 더미

매일 마주하는 10분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것들의 힘

작은 것들에게는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이 있다.

정갈하게 개어진 세트로 산 예쁜 수건 더미, 잘 작동하지 않던 헤어 세팅기를 버리고 새로 사는 것 따위는 하루 중에 길어봤자 10분밖에 마주치지 않지만 매일 마주하는 10분을 기분 좋게 만들기란 꽤 어려운 일 일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작은 것에 신경 쓸 바에는 큰 문제나 필요를 해결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 사소한 순간들을 채우는 것들에게는 크게 신경 쓰지도, 가꿔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양말이나 수건, 필기구, 우산, 수납 용품 같은 것들. 

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지만 크게 다른 사람들에게 티가 나지 않는 것들에게는 꽤 인색했다.


더군다나 양말 같은 너무 당연한 생필품은 늘 신으면서

-그냥 무지 발목 양말이면 스니커즈 신을 때 더 예쁠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양말을? 그렇게 잔뜩 있는걸 또 산다고?'라는 마음에 양말 트럭을 기어이 그냥 지나치고 만다.


지금도 남들만큼 작은 것들에 신경을 쓰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일상의 아주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걸 꽤 여러 번에 걸쳐서야 알고 바뀌려고 하는 중이다.

충전기를 챙겨 다니면서 콘센트가 있는 자리만 고집하던 내가 보조배터리를 마련하니 장소 선택에서 자유로워졌고, 영양제 이거 한 알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하고 귀찮으면 대충 넘겼던 무심함을 그래도 한번 먹어보자 하고 습관처럼 먹었더니, 내 느낌인지는 몰라도 위가 아픈 날도 줄었다.


미루고 미루던 쓰레기통 비우기를 막상 하면 홀가분한 기분이랑 비슷한 원리인가?

정말 별거 아닌 일. 시간이 채 5분도 안 걸리는 일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가능한 일들을 하나 하나하고 나니 솔직히 내 인생이 바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이 편하지고 만족감, 기본 생활의 질도 높아진다는 걸 알아차려버렸다.


평범한 게 제일 힘들고 평균으로 살기 가장 어려운 것처럼 작은 것의 힘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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