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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기정 Apr 14. 2024

[산문집] 성공=실패


딱히, 내가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나를 보고 칭찬을 막- 그렇게. 뭐, 그런가? 쑥스러움에 어쩔 줄 모르고. 무작정 부정을 하자니 이때까지 팔아먹은 덕에 돈도 만져봤겠다. 에이, 작은 웃음을 띄우고 전에는 바라기만 했던 걸 현실로 만들어 냈다는 자랑을 해보고. 이야, 성공했네! 하하, 아니에요 이 정도로 뭘. 그러면 사람들은 나를 향해, “야, 너는 꼭 성공할 거 같아. 느낌이 그래” 라나 뭐라나. 그건 저도 잘 알아서. 나 같은 놈이 성공하겠죠. 뭐,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들리는 이야기. 이렇게 된 이유는, 나의 성공은 동시에 나의 실패라서. 좀 더 자세하게, 모든 분야에서 한꺼번에 성공할 순 없어서. 얻는 게 있으면, 그에 응당한 잃는 것도 있으니까. 저런 응원이 마냥 달갑지는 않고. 이제는 내가 성공하는 대신 뭘 잃게 될까 생각만 하는. 스물한 살에 하기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 어쩌면 이것도 잃은 것. 동심과 순수, 멈추는 방법을 잃고 얻은 건, “야, 너는 꼭 성공할 거 같아. 느낌이 그래”라는 말 한마디.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 아니, 난 별로. 딱히, 내가 거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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