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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문답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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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기정 Apr 28. 2024

[산문집] 하하, 웃겨라


의미 없고 난해한 글을 쓴다고 해서 작가는 아닌. 찝찝한 글을 쓴다고 해서 예술성이 높은 건 아닌. 이 두 마이너스는 나에게 와서 플러스가 되고. 이해할 수 없는 쓰레기 같은 글을 쓰다 보니 작가라고 불리는 게 가끔은 웃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상이 찌푸려지고 농도 짙은 불쾌함을 느끼게 하는 글을 쓰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받는 게 정말 웃겨.


처음에는 비난만 받던 내가 이제 와서 인정을 받는 게 미치게 웃겨. ”역겹다“ ”지나치다“ 소리를 들었던 내 글들이 다시 찾아 읽히는 걸 보면 숨이 넘어가게 웃겨.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사실을 말해보려고 분위기를 잡으면, 무슨 작품이라도 내뱉어야 할 무거운 공기가 날 누르고. 잠깐, 기다려요. 진실을 하나 얘기해 줄 테니까.


너에게만 있는 게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게 검은색이든 하얀색이든 선홍빛이든 상관없이 그건 너의 확실한-


숨 넘어가서 더 말을 못 하겠네. 웃긴 상황이 좀 지나면 다시 이야기할게요. 하하, 웃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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