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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기정 Jun 25. 2024

[에세이] 인생 첫 에세이를 마무리하며ep.1

나도 내가 에세이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 에세이의 첫 번째 글에서 말했다시피, 난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싫어하니까. 거기에 더해 이제 겨우 이십 대 초반인 내가 과연 에세이로 담아낼 정도로 깊고 넓게 경험한 게 있을까? 싶은 의문이 컸었다. 이 질문 앞에서 나 스스로 매번 아니라는 대답만 했었어서, 시시하고 별 볼 일 없는 에세이를 쓸 바에는 안 쓰고 말자 했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내가 오로지 내 이야기만을 담은 에세이를 쓰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내가 에세이를 쓰게 됐던 건, 사실 간단한 이유였다. 내 주변 사람들이 자꾸 나에게 물어보니까. 내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한다는 걸 아는 내 지인들은 각자 개인이 가진 질문을 내게 자주 전했다. 프리랜서 작가면 한 달에 얼마 정도 버냐, 작가는 아무나 못하는 거 아니냐 등의 질문들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질문에 대답할 내용을 혼자 계속해서 생각하고 다듬게 되었고, 그것들을 머릿속에서 묵히기에는 아까우니 이렇게 에세이로 쓰게 됐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는 오로지 나의 느낀 점이나 경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설명해 주고 조언해 주는 이야기들이 많다. 실제로 이렇게 되기를 계획하고 이를 토대로 구상했었으니까. 이러한 특성 때문에 어떻게 보면 글로 쓴 QnA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렇게 이번 에세이는 탄생하게 되었다.

이번 에세이는 오랜 기간 동안 구상하고 계획했던 에세이가 아니라서 총 몇 편까지 쓰고 완성할지도 딱히 정해놓지 않았었다. 그저 막연히 생각하길, 더 이상 에세이로 담을 내용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만 써야겠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생각이 든 순간, 곧바로 에세이에 꼭 담아야 할 내용들을 메모장에 옮겨 놓았었고, 그것들이 내가 썼던 각 ep들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메모장 옮겨 놓았던 것들은 전부 에세이가 되어 여러분들에게 읽혔으니, 이제는 제목처럼 이 에세이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마무리할 때가 되어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나에게 이번 에세이는 굉장한 난관이었다. 다른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나는 본래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주로 쓰는 사람이었지 이런 에세이를 자주 써본 사람은 아니었기에 이런 어설픈 에세이를 쓰는 것도 나에게는 꽤나 큰 도전이었던 것이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매 ep를 마감하는 데 있어서 쉽지 않았다. 정말로. 어느 정도인지는 잘 지켜지던 업로드 예정 요일과 날짜가 대략 10화 이후부터는 엉망진창 난장판이 되어버린 걸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와서 변명 아닌 변명을 좀 하자면, 사실 이번 에세이를 마감하는 일정과 겹치는 중요 일정들이 꽤나 있었다. 내 개인 작품 활동도 그렇고, 외주 활동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었으니까. 그러니 에세이 업로드 예정 요일과 날짜를 지키지 못했던 건 마냥 나의 무책임함과 게으름의 탓은 아니다. 만약 맞다고 해도 이렇게 믿고 싶다. 솔직히, 수익이 이어지는 외주 작업과 수익이 없는 에세이 작성 중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건 전자라고 본다. 이것도 내 변명일 수 있겠다만, 예상컨대 나와 같은 선택을 내린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ep.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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