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 지 Apr 17. 2022

글쓰기, 그리고 4만 번의 부끄러움

30분 단위로 알림이 들어왔다.

조회수가 1000, 2000... 그렇게 조회수 1만을 찍고 다음날 2만, 3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건 생각 없이 흘러 보낸 일상을 돌아보는 자기 점검이면서 때로는 일상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낸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사연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포털에 올라가서 조회를 받는  4만 번의 매 순간이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글을 내리지 않고 그 순간순간을 기억하려 애썼다.


그건 치매로 인해 오로지 전화통화만으로도 매일 아침저녁 당황스러움을 안겨주시는 친정엄마의 이야기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 마음이다.


가야 할 길을 잘 모르는 상황.  나름의 계획과 판단에서 내린 나 혼자만의 시각과 행동 담긴 글이 누군가에게 지고 있을 때, 내 이야기를 내가 납득 가능한 타인의 시선이 되어 다시 읽어보는 것은 마음으로 나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일 다르지 않았다.


난 여전히 실수하고 여전히 서툰 글쓰기를 하면서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보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시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