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등굣길 풍경
오늘 아침, 뜻밖의 외출이었다.
당근거래 약속이 있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잠깐 나가는 길이었지만, 오랜만에 이른 아침 공기를 맡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 한쪽이 기분 좋게 흔들렸다.
학교 앞을 지나는데
어린이들이 손을 흔들며 등교하고 있었다.
가방을 메고 걷는 모습, 조심조심 횡단보도를 건너는 발걸음,
그리고 그 옆에서 가볍게 등을 두드리며 배웅하는 부모들.
익숙한 듯, 그러나 지금은 나와 조금 거리를 둔 풍경이었다.
한때는 나 역시 그 길 위에 있었고,
누군가를 등교시키며 하루를 시작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 장면들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아침 햇살은 이들로 인해 더 생기 있어 보이고,
무슨 신호라도 보내는 듯 새소리도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
그 평범한 풍경이
왜 이렇게도 따뜻하게 느껴졌을까.
당근거래 덕분에
나는 오랜만에 하루를 여는 진짜 풍경을 마주했다.
그리움과 미소가 동시에 피어나는 순간.
가끔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길 위에서
작은 감정들이 다시 자라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