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두 얼굴

by 라니 글을 피우다

봄은 늘

밖에서부터 오는 줄 알았다.


꽃이 피고,

바람이 풀리고,

햇살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계절.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된다.

봄은 계절보다 먼저

사람의 시간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누군가에게는

지나온 날을 정리하며 찾아오고,

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시작되는 길목에서 찾아온다.


나는 부엌에서

멈춰 선 마음으로

봄을 만났고,


아이는 거울 앞에서

서툰 손끝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같은 계절이었지만

서로 다른 자리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봄이 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