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이 심해서 인근 대학병원 치과에 갔더니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자신들은 치료가 어려우니 서울대 치대병원 또는 연세대 치대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접수에 가면 비용을 돌려줄 거라는 친절한 안내와 함께.
치대병원이 없더라도 명색이 대학병원인데 치료를 못한다니?
화들짝 놀라서 서둘러 신촌 연세대 치대병원으로 갔다.
잇몸 전체를 치료해야 한다고 한다. 잇몸수술!!
한꺼번에 여러 군데를 치료하면 식사를 못하니 여섯 번에 나눠서 한다고 한다.
윗잇몸 좌 우 중, 아랫잇몸 좌 우 중. 치료는 한 군데에 한 달씩 전체 6개월.
치료기간 동안은 술 담배 금지.
심각하니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자고 해서 당일 바로 치료를 시작했다.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신촌로터리에서 피웠던 담배가 마지막 담배가 되었다.
6개월간 금연한 후 그대로 계속 담배를 끊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부분 틀니를 하고 있다.
매일 저녁 틀니를 세척할 때마다 그 날을 생각한다.
잇몸병 때문에 다른 사람들 보다 틀니를 일찍 시작해서 안타깝지만 덕분에(?) 담배를 끊었다.
아마 그때 잇몸수술을 안 했다면 담배를 못 끊었을 것이다.
20년간 담배를 피웠는데, 알고 봤더니 담배가 만병의 근원이더라.
담배를 계속 피웠다면 지금 내 건강이 어떨까?
담배를 끊고 건강이 더 나빠지는 걸 막았더라.
틀니의 슬픔 보다 금연의 기쁨이 더 크다.